
대안공간눈 '2색 개인전'
김소영 '엎드려 절하다'展
조규훈 'Space Monkey 4.5'展
예술공간봄 '사색사진전'
이무영·최병현·정미희 작가 등 4명
내달 5일까지 1년간 준비한 작품 선봬
[충청일보 오태경기자]대안공간눈은 김소영의 '엎드려 절하다'전과 조규훈의 'Space Monkey 4.5'전을 진행하고 있다.
대안공간눈 자기만의 방에서 진행되는 '엎드려 절하다'전은 일상적 삶과 친밀한 소재를 단순성, 노동성, 반복성을 강조한 작업들을 통해 신체의 동선 그 자체를 탐구해 현상성을 드러내는 몸철학과의 연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작가 작업의 주된 요소인 바느질은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예상 밖의 오브제가 구축된다는 원리에 착안, 바늘에 걸린 실이 작가의 손을 거쳐 천을 관통하는 동선이 지니는 원래 가지고 있던 성질을 최종적으로 완성된 작품에 의해 해체시키고 탈가치화 시킴으로써 현대사회에서 다뤄지는 주체와 타자와 타자간의 단절에 관한 문제를 우회해 다루고 있다.
바느질이 지니는 반복적 행위가 가져다주는 맹목적인 몰두와 이를 통해 구축되는 오브제들은 우아한 시체라는 명을 달고 작품으로 완성된다.
우아한 시체는 초현실주의의 기법 중 하나다. 무의식이 의식화 되어 행위로 연산되는 과정을 유사가사상태에서 집요히 추적해 들어가는 이 기법은 행위 그 자체에 몰두하고 이 안에서 분열되고 재구축되는 과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조규훈의 'Space Monkey 4.5'전은 대안공간눈 윈도우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조규훈의 작품들 속에는 모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양가적인 감성들이 공존한다.
대표적으로는 웃으면서 울고있는 상태에 대한 심리적 묘사를 들 수 있다. 감성적 이분법이 드러내는 경계는 단 두 가지의 정보를 전달하는 듯 선명해 보이지만, 이렇게 정 반대적인 것들의 혼성은 때로는 모호한 혼돈을 야기하기도 한다.
작가의 작업은 어른의 세상을 닮아 있다. 유년기에 겪는 세상은 교과서에 의해 재단되고 또래집단간의 감성 공유가 대부분을 차지하나 우리가 어른이 되어 겪는 세상은 교과서와는 다르게 도표화 할 수 없는 혼돈 그 자체이며 공유해야하는 감성 또한 스펙트럼이 넓고 복잡다단하다. 우울한 내면을 감추기 위한 웃음을 연마해야 하는 것 또한 유년기와는 다른 어른 사회의 매뉴얼이라고 할 수 있다.
키덜트적인 작가의 작품들에는 어른이 되면서 겪게 되는 코스모스적인 유년기와는 다른 카오스적인 상실감과 그로 인해 획득하게 되는 웃음과 울음이 공존하는 기이한 감성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작가의 소통은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작가가 어른의 세상을 접하며 습득해온 가면들이 작품 속에서의 진솔한 고백과 맞닿으면서 우리에게 잊어버리고 있던 유년기의 감성들의 동요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전시의 제목에서 보여지듯 원숭이가 속해있는 공간이 자연상태인지 아니면 인공적으로 조작된 정원인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 진실은 원숭이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는 오직 주체의 시점에 의해 전지적으로 구축되기 때문이다. 작가가 겪는 상실감은 이러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과정상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단절되어 있으면서도 열려진 사회라는 공간 속에서의 성장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예술공간봄에서는 사진가 박김형준의 사진아카데미 '사진마음터'에서 테마반으로 준비한 세번째 전시회 '사색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각각의 개성을 가진 4명의 작가들이 일년 넘게 사진에 대해 박김형준과 머리를 맞대고 깊이 생각하고 준비해온 결과물이다.
이무영 작가는 '세계의 지붕'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0년부터 2011년에 다녀온 히말라야 사진들을 정리했다.
이무영은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에너지로 트래킹을 다녔으며 이러한 열정이 그의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영희 작가는 '바라보기'라는 주제로 하나하나 사진들을 모았다. 이 작품들은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사진'이다. 정미희 작가는 두 개의 주제인 '관계'와 '길'로 사진을 엮었다.
주제는 두 개지만 사진은 하나로 연결돼 보인다. 함께 걸어가는 길을 통해서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하고 힘든 길을 함께 걸어가며 관계가 회복되기도 하는데 작가가 만든 길은 어떤 길일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최병현 작가는 '손주의 눈에 비친 세상을 아름다워라'라는 제목으로 사진작업을 했다.
집을 비롯해 여행지, 유치원가는길 등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주를 카메라에 담았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