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학운위協, 130여명 중 7명
"불우 학생들만 주는 건 아냐"
보여주기식 행사 개최 비난도
[충청일보 김규철기자]충북 청주시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이하 청주시학운위협의회)가 장학금전달식을 개최하면서 전·현직위원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적절성 논란에 휘말렸다.
청주시학운위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청주시 상당구 한 대형음식점에서 2016송년회 및 장학금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청주시학운위협의회는 각 학교 운영위원장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모범 또는 선행 초중고생 68명에게 각각 20만 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또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19개 초중고교에는 60여명 분의 장학금을 입금하는 등 모두 130여 명에게 2890만 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러나 청주시학운위협의회가 이날 전달한 장학금 중에는 현직 학교운영위원 또는 학운위원장의 자녀를 다수 포함시켰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학운위 관계자들이 경제적 여유를 갖고 있고, 이들의 자녀들이라면 자체적으로 조용히 전달하면 되는데도 마치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확대함으로써 남에게 보여주기 식의 행사를 개최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더욱이 청주시학운위협의회는 각 학교 운영위원장들로부터 장학금을 받을 학생들을 추천받아 장학금을 전달했음에도, 이 단체의 관계자는 '2016장학금전달식, 2890만 원, 청주시학운위협의회'라고 적힌 POP를 청주시교육지원청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사진을 촬영, 언론에 배포해 마치 학운위가 청주교육지원청을 통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청주시학운위협의회가 지난달 26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청주시내 각 학교 운영위원회 및 운영위원장, 기업체와 개인 기탁금으로 조성된 2890만 원의 장학금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원해달라며 신경인 청주교육장에게 사랑의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돼 있어 이를 증명했다.
실제로 청주시 흥덕구 모 중학교에서는 최근 수년간 전임 학교운영위원 자녀들에게 학운위협의회에서 주는 장학금을 전달해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황동민 청주시학운위협의회장도 이와 같은 사실을 인정해 사실로 드러났다.
황 협의회장은 "장학금을 무조건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만 주는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종친회장학금 같은 경우에는 성적과 관계없이 지급하지 않느냐"며 "학운위협의회에서 열심히 활동한 일부 임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청주교육지원청 관계자와 POP를 들고 사진을 촬영한 것은 관례적인 퍼포먼스로 봐달라"며 "청주교육지원청은 각 학교에 공문만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주학운위협의회 장학금을 받은 전·현직 학운위원 또는 위원장의 자녀는 교동초, 샛별초, 산남중, 청주여고, 흥덕고, 청주외고 등 6개 학교 7명으로 밝혀졌으며 학교로 입금된 장학금의 경우 오는 2월 졸업식에서 전달될 예정이어서 이와 같은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