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4곳 물량 모두 동나
병원 4분의 1 가격… 사람 몰려
유료접종 못해 시민들 불편

[충청일보 김규철기자]최근 독감이 기승을 부리면서 이제라도 예방백신을 접종받으려는 시민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의 4개 보건소에서 유료접종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3일 청주시 4개 보건소로부터 제공받은 인플루엔자백신 현황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의 어르신 또는 만 12개월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접종의 경우 상당보건소에 10명분, 서원보건소 18명분, 흥덕보건소 70명분, 청원보건소 9명 분 등 모두 107명분의 인플루엔자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만 50세~만 64세까지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유료접종의 경우 4개 보건소에 인플루엔자백신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어 유료예방접종을 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더욱이 무료접종인플루엔자백신도 107명분 중 50여명 분은 AI(조류인플루엔자) 발생지역에 살처분을 위해 투입되는 대응요원을 위해 비축해 놓은 것이어서 실제 잔여량은 현 재고량의 절반인 50여명 분만 투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상당·서원·흥덕·청원 등 청주지역 4개 보건소는 지난해 무료접종에 필요한 인플루엔자 백신 8만 2198명분과 유료접종용 2만 7600명 분 등 모두 10만 9798명분의 인플루엔자백신을 구입, 지난해 10월부터 접종을 시작했으나 상당보건소와 서원보건소, 흥덕보건소 등 3개 보건소에서는 유료접종용 백신은 지난해 10월24일 모두 바닥나 더 이상 접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청원보건소도 무료접종용 1만 7238명분, 유료접종용은 7200명 분 등 총 2만 4438명 분의 인플루엔자 백신을 구입했으나 유료접종용 인플루엔자는 10월25일 모두 소진돼 이후부터는 유료접종을 하지 못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청주지역 4개 보건소가 모두 유료백신접종을 하지 못하는 것은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3가 인플루엔자 백신의 접종비용이 일반 병의원에서 2만 5000원~3만 원 정도 하고 있지만 보건소에서는 4분의 1가격인 8000원이면 접종할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조기에 소진되기 때문으로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예방접종이 시작되면 하루 1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각 보건소로 몰려드는 것을 감안하면 각 보건소에서는 무료 접종을 위한 구입량보다 더 많은 재고량을 구입해야 함에도 오히려 3분의 1 정도만 구입함으로써 재고 바닥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병의원들이 보건소에서 많은 시민들이 예방접종을 받는 경우 매출감소를 우려해 보건소에 접종을 많이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들을 위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는 보건소의 역할을 방해했다는 비난을 받게 됐다.

이에 대해 노용호 상당보건소장은 "의사협회는 대도시 보건소에서는 유료접종을 하지 않는데 왜 청주에서는 유료접종을 하느냐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가격차가 너무 커서 우리는 계속 유료접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60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접종을 실시하는 것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 경우 전체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는 대상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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