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규 정치부장(부국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드디어 고향을 찾았다. '금의환향(錦衣還鄕)'이다.
10년만의 그의 귀향에 고향민들은 뜨겁게 반겼다. 반 전 총장도 "눈물 날 정도로 고맙다"며 열렬한 환영에 감사를 표했다.
고향민들은 그의 귀향으로 '충청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을 아낌없이 표시했다.
물론 반 전 총장은 아직까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반 전 총장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그의 귀국 전부터 비박(비박근혜)·비문(비문재인)을 배제한 '제3지대 대통합론'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997년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합'을 빗댄 '뉴DJP 연합'이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반 전 총장의 귀국 하루 전날 그의 고향인 충북을 방문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반 전 총장은 입국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치 교체'를 선언했다. 기존 정치의 그릇된 관행과 구시대적 인물을 청산하겠다는 의미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미 후보가 충분한 야권으로서는 그를 단지 '여권의 후보',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라며 한쪽으로 모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대선 정국이 더 달궈지면서 충청민들에게는 잊고 싶은 아픈 추억 하나가 떠오르고 있다.
JP가 지난 1995년 지방선거에서 주창했던 '충청도 핫바지론'이다. 맹주가 없던 충청도가 '무시당하는'데 대한 반발이었다.
세월이 흘러 '충청도 핫바지론'의 당사자인 충청지역이 이번에는 '충청대망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단연 한국 최초로 유엔사무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반기문 전 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데 따른 것이다.
충청권이 역대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대권 잠룡들의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 유력 대선 주자들은 충청지역 방문 스케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충청도민들은 심정적으로 고향에서의 대통령이 나오길 바랄 수도 있다. '충청도 핫바지론'을 불식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지역주의'를 떠나,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처럼 여겨진 '충청도 핫바지론' 청산사(淸算史)를 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감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충청민들이 더 바라는 바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충청민의 속을 쓰리게 하고 있는 '핫바지론'을 불식시킬 공약을 누가 내놓을 것인가에 있다.
설혹 '충청대망론'이 실패로 끝날지라도, '충청도 핫바지론'이 더이상 대두되지 않기를 충청도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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