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리

▲ 콩과에 속하는 식물 비수리.
한여름 약초산행 길에 산이나 들녘을 지나다 보면 길옆, 산기슭, 밭둑 양지바른 곳에 무리지어 사는 여러 잡초들 가운데 유난히 눈에 잘 띄는 민간약초가 바로 비수리.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여 먹으면 큰 힘이 난다하여 대력왕(大力王), 뱀을 쫓고 뱀독을 푼다하여 사퇴초(蛇退草), 부부금술을 좋게 한다하여 음양초(陰陽草), 밤에 여자의 빗장을 쉽게 열어 준다하여 야관문(夜關門) 등 재미있는 이름들을 많이도 가졌다.

비수리는 원래 황폐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지천에 흔하다 보니 민간에선 옛날부터 가을철에 베어 빗자루와 담장 울타리로 활용할 정도로 천대 받던 산야초가 위와 같이 다양한 용도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비수리는 콩과에 속하는 식물로 다 자라면 키가 1m까지 위로 곧고 가늘게 자라며, 잎은 어긋나고 작은 잎이 3장 나와 한 자루에 붙어 있어 삼엽초를 이룬다.

꽃은 8∼9월에 1∼4개로 잎겨드랑이에서 흰색으로 피고 꽃잎은 흰색 바탕에 자줏빛 줄이 있으며 기판 중앙은 자주색이다. 꽃자루는 매우 짧고 꽃받침은 5개로 깊게 갈라지며 10월에 열매를 맺는다.

민간에서는 각종 남성 질환 즉, 양기부족, 조루, 유정, 음위증 등 정력에 좋다하여 부작용 없는 천연 비아그라로 아주 유명하다. 여름이면 이 약초를 채취하러 도로변이나 길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각종 농약과 환경오염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칠까 염려되기도 한다.

비수리는 반드시 꽃이 피었을 때 전초를 채취하여 활용하는 것이 좋다. 신장, 폐장, 간장이 약할 때와 기관지염이나 천식으로 기침을 심하게 할 때 그리고 가래가 많이 나올 때 물에 달여 먹거나 효소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간열로 눈이 침침하고 충혈될 때, 눈 병이 자주 날 때, 당뇨병의 혈당치를 낮출 때, 허약한 체질로 기력이 부족할 때, 심한 스트레스로 신경이 쇠약할 때도 천연꿀을 첨가하여 약한 불로 달여 고운 천으로 걸러 마시면 좋다.

노인들이 잦은 소변으로 고생하거나 소변이 저절로 나올 때, 시력이 점점 약해질 때도 도움이 되고, 간을 튼튼하게 하여 눈을 밝게 하기도 하며, 급성 위염, 위궤양, 설사, 탈항, 타박상, 종기에도 활용한다.

또 평소 허리가 항상 뻐근하고 아프며 조루와 임포텐스를 동반하는 등 양기가 부족한 남성은 9월에 꽃이 활짝 핀 전초를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곳에서 채취하여 35도 이상의 증류술에 주침하여 음지에서 3∼4개월 숙성시킨다.

숙성 후 술만 걸러내어 보관하였다가 저녁에 반주로 한 두잔씩 마시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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