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이장희 충북대 교수·국가위기관리연구소장] 요즘 신문이나 방송의 한쪽 구석에 달랑 차지하고 있는 향후 미래산업을 주도할 제4차 산업혁명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미래에 심각한 불안감을 표출할 수밖에 없다. 이젠 듣거나 보기만 해도 지겨울 정도로 떠들어대는 방송과 신문을 보면서 한 나라가 망가져 가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자괴감이 앞선다. 세계 어느 나라치고 좌우논쟁이나 노조문제로 삶의 걸림돌이 된 나라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모두가 잘살자고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간혹 판을 깨려는 게 아쉽고 이러한 대립의 20년은 미래를 불안하게 할 뿐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지가 2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정책기조나 국가비전에 걸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걸음마 단계이다. 영국의 경우 이미 20년 전부터 인공지능관련 산업 연구개발을 시작해 최첨단 제품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인간과 거의 흡사한 로봇을 생산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IT산업에 인공지능(AI)을 장착해 모든 자동차 전자업체 반도체 장비업체에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CES 2017'에서 선보인 중국의 황색돌풍도 거세었다고 한다.
삼성, LG 등 우리나라 가전업체와 더불어 화웨이, 하이얼 등 중국이 대세였고 대형물량공세에도 중국은 드론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반도체업체들도 삼성이나 하이닉스, 네패스 등이 인공지능 반도체 제품개발에 성공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네패스는 지금 현재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방식 칩에서 진일보해 하드웨어 방식으로 칩에 인공지능을 저장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그야말로 사활을 건 산업전쟁은 무한경쟁이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나 R&D 투자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이미 OECD의 많은 국가들이 10-20년 동안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해오고 있으나, 우리는 4차 산업 혁명시대가 왔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 감응이 없고, 또 인공지능이란 글씨 쓰는 것으로 제품 대체하는 듯한 겉치레 느낌이다.
산업정책을 이끌어야 할 부처는 미창부나 기재부와의 싸움에서 밀려나 있고 단편적인 과제중심으로 지속적인 국가발전에 유용하지 못하고 예산낭비 징후도 보이고 있다. 우리는 이제 순실이나 종범, 기춘과 윤선의 말장난 놀음, 그리고 영태의 계획적 모략인지를 광화문광장 무한토론으로 끝장내고 방송에서만이라도 사라져주기 바란다. 이 방송, 저 방송 출연해 똑같은 말만 반복하는 이들도 다음 총선출마 사전운동인 듯싶다. 우리의 영혼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백수가 450만 명이나 되고 40대 가장들이 지갑을 닫는 소비침체 상황에서 우리 경제는 죽고만 싶을 뿐이다. 탄핵정국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국력낭비와 분열이 너무 심하고 우리가 시시콜콜한 유언비어성 보도에 귀와 눈을 맡겨서는 안 될 것이란 얘기다. 현재 안타깝게도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10년이 아닌 20년 퇴보의 산업전쟁과 OECD 퇴출이라는 불명예가 씌워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선진국으로 한번 도약할 기회를 상실해 가고 있음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