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4개 순회 경선 첫 무대 '호남' 방문
文, 초청 토론회 등 참석해 '대세론' 굳히기
安, 5·18 묘역 참배… 민주화 세대 대표 자처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대세론'의 문재인 전 대표와 '비문(비문재인)계 대표'로 부상한  안희정 충남지사가 용호상박의 경쟁을 치르고 있다.

당초 '친노(친노무현)'라는 같은 뿌리를 둔 두 주자는 12일 야권 심장부인 호남에서 격돌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이번 호남 격돌이 흥미를 끄는 것은 이곳이 민주당의 4개 순회 경선 가운데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가 첫 경선에서 압도적인 힘을 보여줄 경우 경선 막바지까지 '대세론'이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안 지사가 호남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할 경우 2번째 경선이 안 지사의 '안방'인 충청에서 열리는 만큼 돌풍이 이어지면서 판세가 출렁일 수 있다.

전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탄핵 완수를 외쳤던 문 전 대표는 이날 전주로 이동해 호남 민심을 노크했다.

그는 호남의 경우 과거에도 '될 법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성향을 보인 만큼 '대세론'을 형성한 자신이 정권 교체의 대표선수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우선 전주혁신도시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하고 전북도청 구제역 상황실도 들러 방역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전북기자협회와 토론회를 갖고 화산체육관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포럼 출범식 및 탄핵촉구 정권교체 결의대회'에도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전북기자협회가 주최한 '대선, 지역을 묻다' 주제의 초청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세론'과 관련,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의 염원이 저를 지지율 1위로 만들어주셨다"면서 "그런 염원이 갈수록 커지면서 우리 당 후보들의 지지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서는  "개헌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대선 후보들이 (개헌을) 공약하고 다음 정부 초반에 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하면 별도의 예산과 국력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앙에 집중된 권한과 예산을 과감하게 지방에 분산, 연방제에 준하는 정도의 '지방분권'을 비롯해 책임 총리제나 책임 장관제 도입 등도 개헌 과제에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목포에서 햇볕정책 계승 의지를 보인 안 지사는 이날 광주를 상징하는 5·18 민주묘역을 참배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을 방문하고 조선대학교에서 학생들과 간담회를 했다.

안 지사는 이날 광주 5·18 민주화운동 학생기념탑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북송금 특검으로 햇볕정책을 추진한 분들이 겪은 고초에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14년 전의 일이며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결론을 내리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사과로 고초를 겪은 분들께 위로가 된다면 얼마든지 사과를 드린다"며 "현재와 미래의 과제를 놓고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안 지사는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꺼지지 않는 횃불 5·18"이라고 남기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경선 선대위 첫 회의에서는 "1987년 6·10 항쟁 시절 학생운동 세력이었던 저 안희정은 이제 40대, 50대가 된 민주화 청년운동세대의 대표자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은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문 전 대표가 당 내 경선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지만 비문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안 지사는 지난 10일 발표된 갤럽 조사에서 19%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20% 대로 올라갈 경우 상승세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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