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 들인 쌀 도정공장 운영 중단 탓
지난해만 12억 8120만원 손실 발생
조합원들, 배당금 한 푼 못 받을 처지
책임져야 할 전·현 조합장 수수방관

[괴산=충청일보 곽승영기자] 충북 괴산군 불정농협이 무리한 사업투자로 홍역을 앓고 있다.

농협자체 예산이 많이 투입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됐고 매년 지출하는 시설에 대한 관리 비용도 적잖다. 이에 재무구조 악화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조합원들은 배당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불정농협은 2016년 결산 정기총회에서 지난해 모두 12억8120만원의 적자를 내 이를 결손 처리했다고 보고했다.

적자의 주요원인은 쌀 도정공장 부실운영이 단초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불정농협 등에 따르면 전 조합장 A씨는 광역친환경단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2014년 쌀 도정공장을 건립했다.

여기에는 국비와 지방비 24억원이 투입됐다.

당시 전 조합장은 아이쿱생협과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도정공장을 운영하려 했지만 현 조합장 B씨가 전 조합장 때 맺은 협약서에 문제가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해결의 실마리를 아직까지 찾지 못했고 결국 도정공장 운영은 중단됐다.

이런 구조적 문제점이 누적되면서 적자 실태가 서서히 드러난 것이다.

이 문제는 2015년 3월 취임한 현 조합장 B씨도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전 조합장이 무리하게 사업을 했지만 현 조합장이 이런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운영의 묘를 살리려는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의원들이나 조합원들이 적자운영에 대해 전·현 조합장을 싸잡아 비난하는 이유다.

조합원 C씨(60)는 "시설에 거금을 투자했다면 수입이 있어야 하지만 오히려 조합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책임을 져야하는 전·현 조합장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든 이 문제는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해결을 하지 못한다면 조합원들로부터 원망과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인정한다"며 "적자폭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불정농협은 오는 3월 2일쯤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결산 정기총회를 할 예정으로 부실운영에 따른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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