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등 연계 필요성 알고도 '나몰라라'
자체보고·자료 취합도 안해… 운영 허술

[충청일보 김규철기자]  폭력, 탈선, 가출 등 위기에 처했거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아동을 대상으로 상담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고 심한 경우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치료를 주선하는 Wee센터가 상담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 놓고도 이를 방치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본보는 2회에 걸쳐 Wee센터 운영의 문제점과 지자체와의 연계 방안에 대해 보도한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A초교 2학년 B군은 부모의 이혼으로 조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먼 곳에 있는 직장을 다녀 집에는 한 달에 1~2번만 들르고 있다.
 
이런 비정상적인 환경으로 인해 B군은 할머니와 갈등을 빚기 시작했고 수업을 마친 후에는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학교 운동장이나 동네에서 비슷한 또래의 형들과 놀다가 해가 진 뒤에야 집에 들어오는 생활을 반복해왔다.
 
이와 같은 B군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교사는 청주교육지원청의 청주 Wee센터에 연락해 지난해 7월쯤 B군과 할머니를 대상으로 상담을 받게 했다.
청주 Wee센터에서는 B군을 한차례 직접 상담한 후 방문을 꺼려한다는 이유로 대학생 멘토인 꿈키움멘토단에게 연결시켜 집으로 찾아가 상담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청주 Wee센터는 꿈키움멘토단으로부터 10차례에 걸친 방문상담을 통해 'B군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 방과후 시간에 대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출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 Wee센터 관계자는 "대학생 멘토단으로부터 작성·보고된 상담결과보고서가 워낙 많아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했다"라며 "당시 서류를 확인해보니 B군을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이를 담당 장학사에게 보고는 하지 않았다"라고 인정했다.
 
청주 Wee센터의 다른 관계자들은 이와 같은 사례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Wee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지만 이후 의료기관에서의 치료나 지자체와의 연계를 통한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효과를 거두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청주 Wee센터로부터 제공받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의 연도별 상담건수와 인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는 2773명을 대상으로 5171건의 개인상담을, 210명을 대상으로 768건의 집단상담을 벌였으며 이중 1584명에게는 1~4회에 걸쳐 총 3091건의 심리검사를 벌여 16명을 병원에 연계시켰다.
 
또한 2015년에는 2850명에게는 5941건의 개인상담, 912명에게는 259건의 집단상담을 했으며 상담을 받은 총 3762명 중 1576명에게는 3068건의 심리검사를 실시해 25명을 의료기관과 연계시켰다.
 
2016년에는 총 3427명을 대상으로 5210건의 개인 또는 집단상담을 실시했고 이중 745명에게 심리검사를 해 이중 34명을 의료기관에 보내는 등 지난 3년간 상담을 받은 총 1만 172명과 심리검사를 받은 3905명 중 실제 의료기관까지 연계된 케이스는 75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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