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변재일 의원(청주 청원)과 추미애 대표가 지난주 언쟁을 벌였다. 발단은 당의 변화를 바라는 변 의원의 소신 발언이 원인이 됐다. 변 의원은 지난주 모 언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탈당 배경으로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 전 대표가 당 총선 공약으로 밝힌 개혁입법 등이 관철되지 못한 게 원인"이라며 당의 개선을 촉구했다. 국민과의 약속이었지만 추미애 지도체제로 바뀐 이후에 전부 다 부정당했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4선 중진의 소신 발언

특히 그는 "특정인의 메시지로 당이 움직인다"며 문재인 전 대표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꼬집어 논란이 더 커졌다. 그동안 변 의원은 대선 전에 개헌을 추진하자며 대선 후로 개헌을 미루려는 문 전 대표와 견해 차이를 보여 왔다.  추 대표는 이날 '명예훼손'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사실이 아닌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며 "최고위에 한번 와서 보시라. 누군가의 오더를 받아서 한다고 생각 마시고 궁금하면 와서 의사결정과정을 한번 보시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후 당직자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당 기강이 왜 이러느냐"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변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해야 하는 것 아니냐", "공개 사과해야 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변 의원은 특히 추 대표와의 논쟁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 전 대표측 지지자들로부터 '항의문자'를 여러 통 받았다고 한다.

◇의견 다르면 비난, '수권정당' 자격 의심

우리나이로 올해 70세인 변 의원이 열 살 아래인 당 대표와 언쟁을 벌였다 해서 '기강'을 운운하는 게 올바른 판단에서 나온 말인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당 중진의 인터뷰 내용이 설령 당 지도부와 견해 차이가 있다고 해서 윤리위에 해부하거나 공개사과를 받아야 한다는 발언은 더욱 섣부르다. 이런 의견은 과거 운동권 출신들이 자신들과 이견을 보인 세력을 적대시화 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민주당은 5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권을 탈환할 유력 정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당 대표 주위에 이런 생각들을 갖고 있는 당직자들이 포진했다면 국민들은 수권정당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할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구성원이 당의 발전을 위해 한 발언이 고언(苦言)인지 아닌지 판단할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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