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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Wikimedia

[충청일보 국제본부 김정재 기자] 위쳇(Wechat)으로 호텔예약이 가능한 미국의 한 호텔. 종업원이 유창한 중국어로 "닌하오(您好·안녕하세요)", "환잉(欢迎·환영합니다)"이라고 인사말을 건넨다. 방안에는 커피포트와 중국 컵라면이 비치돼 있고 조식은 중국식 볶음면과 죽을 제공한다.

최근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내를 찾는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미국 호텔업계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사활을 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AP 통신은 지난달 31일 뉴욕, 로스앤젤래스와 같은 기존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도시뿐만 아니라 보스턴,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워싱턴, 콜롬비아 등 주요 도시들이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각 도시 관광협회는 호텔, 음식점, 여행사가 중국어 가이드북 배치를 비롯해 중국인이 선호하는 서비스를 포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또한 지역 서비스협회는 중국 대도시를 방문해 '미국 여행'을 홍보하는 한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도 별도로 마련했다.

워싱턴 박람회와 여행 조직인 'Destination DC'는 작년 '환잉중궈(欢迎中国·중국분들을 환영합니다)'라는 프로젝트를 시행해 현지 여행 종사자가 중국 관광객에 맞춤형 서비스를 하도록 격려했다.

◇ 중국 관광객 위한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美 유명 호텔들

인터컨티네탈호텔, 힐튼, 스타우드, 메리어트호텔 등 특급 호텔 또한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인터컨티네탈호텔은 2년 전 중국 관광객에게 유니온페이(银联∙은련카드) 결제, 중국 TV 채널 제공, 중국어 가능 프런트 직원, 24시간 전화 중국어 서비스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했고 심지어 객실에 중국 전통차도 비치했다.

힐튼 또한 '닌하오(您好)' 프로젝트를 확대해 객실에 커피포트, 재스민차, 슬리퍼를 비치 해놓고 조식은 조미료가 있는 죽, 볶은 면, 볶은 밥, 간식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칼, 포크뿐만 아니라, 젓가락, 중국식 숟가락, 조미료를 담을 수 있는 작은 접시도 제공했다.

보스턴 쉐라톤 호텔 앤드 리조트 CEO는 “지난 2013년부터 라면, 녹차, 슬리퍼, 목욕가운을 비치하는 등 중국 관광객들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도박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의 카이사르그룹의 한 관계자는 “중국 기초문화예절 훈련을 받았다”며“ 중국 관광객은 작년부터 웨이신(微信∙Wechat)으로 카이사르 그룹 산하의 일부 휴양지를 예약 및 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 ‘큰손’ 중국인 관광객, “놓치지 않을 거에요”

미국관광협회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 수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15년에는 267만 명을 유치했고 오는 2021년이면 6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영국과 일본을 뛰어넘어 미국의 최대 외래 관광객 유치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항공사 관계자는 “오는 2025년에 미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가 1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8년 기준 중국 관광객이 미국에서 1인당 평균 소비는 2600달러(한화 약 290만 원)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12년에는 6000달러(한화 약 670만 원)로 껑충 뛰어올랐다.

미국관광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는 약 7200달러(한화 약 803만 3700원)로 늘어나 기존 다른 해외 관광객의 소비 금액을 뛰어 넘었다.

미국은 중국 관광객에게 2014년 11월부터 최장 10년짜리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또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뉴욕, 댈러스, 보스턴, 시애틀, 산호세, 워싱턴 등의 도시에서는 중국 도시와 직항을 개설하는 등 새로운 항공편을 개통했다.

미국 관광업 종사자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미국무역 보호주의로 입국을 제한하는 등 중국과 미국의 무역 관련 정책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중국 관광객을 환영하는 미국의 태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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