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2008년에
46대 청주지법원장 지내
'도시락 배달 법원장' 유명

[충청일보 박성진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이수 헌법재판소 권한대행(64·사법연수원 9기·사진)을 헌재 소장으로 지명했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전남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이듬해인 1977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판사로 임관한 김 지명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서울남부지법원장, 특허법원장, 사법연수원장을 거쳐 2012년 9월20일 국회 선출(당시 야당 몫 추천)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2006~2008년에는 46대 청주지법원장을 지냈다. 당시 김 지명자는 법원 직원들과 함께 홀몸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등 소외계층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 덕에 지금까지도 그를 '도시락 배달 법원장'으로 기억하는 주민들이 많다.

법원 내 합창단 단장을 맡을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아 충북도민들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마라톤 마니아답게 법원 정원에서 열린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마라톤 용품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해 풀코스를 완주할 정도다.

직접 학교를 찾아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법교육 특강을 펼치는 등 청주지법이 초등생 법교육 매뉴얼을 자체 제작해 전국 법원에 배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진보 성향 재판관으로 분류된 그는 그 간 정치적으로 첨예한 사건에서 동료 재판관과는 도드라지게 다른 소신을 밝혀 화제가 돼 왔다.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에서 재판관 9명 중 홀로 반대 의견을 냈다.

2015년 헌재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법외노조로 만든 법률 조항을 합헌 결정할 때도 그는 "해직교사 등의 단결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 있다"며 홀로 위헌 주장을 폈다.

올해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후에도 집무실에 정상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머문 것은 그 자체만으로 대통령의 불성실함을 드러낸 징표"라는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장은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동의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 지명자는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만 헌재 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자의 임기는 2018년 9월19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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