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충북 음성출신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법무부 차관에 괴산 출신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까지 차관급(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22명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일부 내각 인선을 두고 '파격과 탕평'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고시 출신의 고위 관료들이나 주류에 속했던 학자들이 입각하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까지 발표된 상당수 내각 인사들의 출신과 성장배경, 경력 등이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이날까지 임명된 차관급 이상 인사 22명의 출신지는 호남과 서울이 각각 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충청 5명, 영남 3명, 경기·강원 각 1명씩이다.
충청권은 주영훈 경호실장(금산)과 전병헌 정무수석(홍성) 등 2명이 충남출신이고, 충북은 피우진 보훈처장(충주)과 이날 인사 발표 명단에 이름이 오른 김동연 후보자(음성)와 이금로 차관(괴산) 등 3명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주요보직에는 호남 출신이 잇따라 발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전남 영광)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전남 장흥) 등 정·청(政·靑)의 두 축에 이례적으로 호남출신만 기용했다.
이들 외에도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겸 청와대 정무특보는 전남 함평 출신이고, 이날 임명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전남 나주가 고향이다.
새로 임명된 박균택 법무부 검찰국장도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검찰국장은 검찰의 인사와 예산업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요직이다.
입각후보로 거론되는 호남출신도 많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5당 원내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인사에서의 지역 안배 문제에 대해 "호남은 광주·전남과 전북을 따로 배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이를 반증한다.
충청권에는 인재가 많다.
특히 오제세·변재일·도종환 등 현역 의원 3인방은 대선 기간 충북 곳곳에서 뙤약볕을 마다하지 않고 땀을 흘리며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올인했다.
이런 노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지역 민심은 문 대통령의 새 정부 인사발표 때마다 관심을 갖고 충청 출신의 등용을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노영민 전 의원의 진로는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노 전 의원이 비전공 분야인 외국대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며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그가 문재인 정부 초대 주중대사로 확정된다면 최대 임무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일일 텐데 이 문제는 미국과 일본, 러시아와도 관련이 깊어 쉽게 해결될 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중국에 머물거나 성과 없이 귀국한다면 그의 정치 진로에 타격이 될 것이란 우려다.
이들을 포함해 충청출신이 정부와 국회·당에서 역할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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