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곳곳서 피해 속출
바다 인접지 모내기 차질에
제천 한 마을 급수차 동원도
보령댐 사상 최저수위 기록
정부·지자체 대책마련 분주

▲ 봄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22일 충북 진천군 초평면 초평저수지가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진 바닥을 드러내면서 수상좌대들이 뭍으로 올라와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지역종합] 때이른 더위가 기승하고 강수량은 적어 충청지역 곳곳에서 가뭄 피해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충북 제천에서는 22일 가뭄으로 식수가 끊긴 마을이 애를 먹었고, 충남 8개 시군의 수원인 보령댐이 사상 최저 저수율을 기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날 충북 제천시 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제천시 송학면 초장골에 벌써 이틀째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봄 가뭄이 이어지면서 이 마을 식수로 공급되는 지하수가 끊겼기 때문이다.

계곡물이 마르면서 생활용수가 바닥난 것이 원인인데, 수도사업소는 급수차를 동원해 지난 18일과 이날 12t의 식수를 공급했다.

충남 보령은 계속되는 가뭄으로 보령댐 저수율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00ha에 달하는 농경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부사호가 강수량이 부족하면서 담수호 수질(염도) 악화로 이어져 못자리용수 공급이 어려워진 것이다.

적정 염분농도가 1000ppm 이하인데, 이달 2800ppm까지 올랐고 바다와 인접한 하류는 3600ppm까지 치솟아 모내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보령댐 유역의 19일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25mm다. 예년의 25% 수준이다.

국민안전처가 이달 발표한 가뭄 예·경보에서도 보령댐은 이미 지난 3월 경계단계에 도달한 상태다.

국민안전처는 다음 달에도 충남 홍성과 서산의 가뭄 수준이 타지역보다 나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토교통부와 충남도 등 정부와 지자체가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충남도와 함께 계속되는 가뭄상황에 대비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노력을 함께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이달 19일까지 도수로를 통해 총 500만t의 물을 보령댐에 공급했으며, 현재까지 충남 서부지역(8개 시·군)에 필요한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강수량 부족해졌고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이날 합동 대책회의를 열고 현장 점검까지 실시했다.

국토부와 충남도는 충남서부지역 물 부족에 대한 중·장기 대책인 대청3단계 광역상수도사업 및 충남서부권 광역상수도사업과 대산임해 해수담수화 사업이 조기 추진되도록 노력키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강수량이 앞으로도 계속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댐 운영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충남도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보령댐 저수위가 10%대로 떨어지면서 걱정이 되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비가 안온다면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등을 실질적으로 물을 줄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당진·서천지역 급수체계 조정으로 대청댐과 용담댐 수원으로 돌려 시스템을 가동해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며 "비가 온다면 문제는 해결되겠지만 물 절약이 가장 크게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충북도 재난안전실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충북의 경우 가뭄 경보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만일을 대비해 물 부족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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