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주

▲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 삽주.
누군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자라고 있는 약초 중 위장을 튼튼히 하고 무병장수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 중 3가지만을 꼽으라면 약이 되는 나무 '예덕나무', 바닷가에서 자라는 염생식물 '번행초' 그리고 산에서 나고 자란 '삽주'라 말할 수 있다.

삽주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산지에서 햇빛이 잘 드는 곳이면 어디든 잘 자란다. 다 자라면 키가 어른 허리 높이까지 위로 곧게 자라고, 줄기가 자라 올라오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진다. 잎은 다소 뻣뻣하고 윤기가 있으며 서로 어긋나고 모양은 길쭉하여 3∼5갈래로 갈라지는 등 다양하고 특이한 형태를 이룬다.

가장자리엔 가시 같은 톱니가 나 있고 입자루가 있으며, 꽃은 암수딴그루로 7∼10월에 흰색으로 피고, 씨앗은 9∼10월에 갈색의 관모를 가진 단맛 향기가 나는 열매를 맺는다. 뿌리는 비스듬히 옆으로 뻗으며 육질이고 굵은 수염뿌리가 내리며 상처를 내어 보면 특유한 향기가 난다.

봄철에 돋아나는 삽주 새순은 향긋하고 쌉쌀한 맛을 풍기는 산나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무치거나 국거리, 쌈 재료로 활용하면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데 제격이다.

필자도 약초 산행할 때 잔대 잎과 더불어 산채 비빔밥 재료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다. 여름철에는 줄기 맨 위쪽 연한 새순만을 손으로 뜯어보아 쉽게 톡 떨어지는 부분을 계속해서 산나물로 활용할 수 있다.

민간에서는 삽주 뿌리를 창출 또는 백출이라 하고 10∼11월에 채취해 가는 잔뿌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잘게 썰어 말렸다가 약으로 쓴다. 각종 위장병을 오랫동안 앓아 평소 뱃속이 차고 늘 기력이 없으며 온 몸에서 식은땀이 나고 입맛이 없어 잘 먹지 못하는 경우에 달여 수시로 먹으면 좋다.

뿌리에 휘발성 정유성분과 비타민의 함유로 그 성질이 따뜻하고 향이 있으며, 쓴맛과 단맛의 공존으로 무력해진 소화기능을 도와주고 축 늘어진 생기를 되찾아 활력을 주며 소변을 시원하게 잘 나오게 하여 몸을 가볍게 하는 기능을 하는 듯 하다.

뿌리를 쓸 때에는 떫은맛과 기름성분을 제거하기 위해 쌀뜨물에 충분히 담궈 사용하고 후라이팬에 살짝 볶으면 맛이 구수하여 먹기 편하다.

약술을 만들 때는 11월에 채취한 뿌리를 깨끗이 씻어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사용하거나 생것을 햇빛에 바짝 말려 소주에 주침하면 국화 비슷한 향기와 엷은 쓴맛이 나는 흑갈색 약술이 되는데,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병치레 후 회복에 도움을 주며, 몸이 차가워 고생할 때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몸이 허약하여 생기가 없을 때 적당히 마시면 좋다.

또 만발한 꽃을 따다 그늘에서 말린 후 소주에 주침하면 은은한 향기와 담황색 약술이 되는데 잠자기 전 한 두잔씩 마시면 피로회복, 정신적 안정, 식용증진, 정력향상, 신경통에 도움이 된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