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옥천 이원면 수묵리 묵방마을 김장옥씨

▲ 충북 옥천군 '9988 행복지키미'로 활동하고 있는 이원면 수묵리 묵방마을 김장옥·김연자 부부가 몸이 편찮은 노인을 부축하고 있다.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서울생활을 접고 시골에 내려와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칠순 노인이 있어 화제다. 

옥천 이원면 수묵리 묵방마을 김장옥씨(70)가 그 주인공.

김씨는 서울의 한 버스회사 노조지부장으로 일하다 지난 2009년 묵방마을로 귀촌했다. 마을 입구에 터를 잡은 김씨는 겨울철 눈이 오는 날이면 자신의 집부터 시작해 수백m의 마을길을 구석구석 치우는 등 봉사정신이 남달랐다. 

이를 눈여겨 본 마을 이장의 권유로 2년 전부터 같은 마을 홀몸노인들을 돌봐주는 '9988 행복지키미'로 활동 중이다.

그의 부인 김연자씨(67)도 봉사 일을 함께하며 노인들의 손발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동네 7가구 홀몸노인들을 전담해 일주일 2∼3회 한 달에 30시간씩 안부 방문과 건강상태 확인, 말벗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이 고령에 거동이 불편해 병원에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김씨는 노인들을 모시고 병원에 갔다 오기 일쑤다. 김씨의 '애마' 렉스턴은 119 차량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몸이 편찮은 노인의 집을 방문해 얼룩진 도배지를 걷어내고 깨끗한 벽지로 교체하고, 막힌 배수구를 뚫어주는 등 각종 봉사를 펼치며 노인의 힘이 돼 주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이 지역사회 연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9988 행복지키미' 활동비 월 22만원을 받아 이 돈으로 노인들에게 감자나 옥수수 등을 나눠주고 명절 때는 선물도 하고 있다.

이렇게 마을에 아픈 주민이 있으면 돌봐주고, 농번기에는 농사도 도우며, 심부름도 곧잘 해주는 그는 묵방마을의 듬직한 '큰아들'로 통한다.

4년째 이 마을 노인회장도 맡으며 식사대접뿐 만아니라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마을 어르신들을 내 부모님이라 생각하고 돌봐드렸는데 9988행복지키미가 되면서 더 책임감이 생겼다"며 "수묵리 마을에 사는 한 어르신들이 불러 주시는 대로 큰아들처럼 든든하게 지켜드리고 싶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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