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지역 농협 주유소 운영
농사용 화물차는 이용 못해
대기차량 차로 점거도 방관
"농심 외면·안전 위협" 비난

▲ 홍성지역 농협 주유소 세차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차량들이 한쪽 도로를 점거한 채 길게 줄 서 있다.

[홍성=충청일보 고영호기자] 충남 서북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모내기를 앞둔 농가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홍성군내 A농협 주유소 서비스의 일환인 세차서비스에 대한 농민들의 심기가 이만저만 불편한게 아니다. 홍성군 관내의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천수답을 농사짓는 농민들은 하늘만 바라보고 내쉬는 한숨이 커지고 있다. 더욱 힘든 상황은 보령댐의 저수율이 10%미만대로 떨어지면서 금강물을 끌어와 사용하는 식수도 제한 급수해야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홍성군의 수도 요금도 지난달부터 금강물의 도수 비용이 추가되 올라간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민을 위한 단체인 농업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주유소의 세차 서비스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는 중론이다.  농협이용고객이 농민들이기 때문에 농민들의 권익증진을 위한다는 명분이 있겠지만, 실제 농사를 위해 사용하는 농민들의 대표 차량인 1ton화물차의 경우 자동 세차기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결국 승용차만 들어가는 자동세차기는 농민들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금요일 하루동안 A농협 주유소의 주유기를 통해 세차한 차량이 420대에 달한다. 주유소 앞 4차선도로의 한 차선엔 세차를 기다리는 20여대의 승요차가 줄을 서는 바람에 한 차선은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도 농협에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

농협측은 “세차하려는 사람들에게 줄을 서라고 하지 않은 상태에서 본인들이 줄을 서는 것을 농협에서는 어찌할 수가 없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소형화물차에 주유를 마친 농민B씨는 “논에 물대지 못해 모내기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에서 세차기를 통해 쏟아지는 물을 보면 농협이 농민의 마음을 모르는 것 같다”며 “IMF때 금모으기 했던 것처럼 가뭄에 물을 아끼는 것에 농협이 앞장서서 농민의 마음을 달래는 것이 아니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농민 C씨는 “주유하면 세차권을 주는데 화물차는 주유금액을 할인해주는 것도 아니고 농민의 입장과 상관없는 농협이익을 위한 주유소의 영업방법”일 뿐이라며 “주유하고 나갈 때 세차대기차량 때문에 줄을 선 승용차들을 피해 나가다 보면 기분도 나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하소연을 했다.
 
일일 세차를 위한 물의 사용량과 세대대수를 확인 하고자 하였으나 물의 사용량에 대해서는 신수와 재생수를 혼용사용해서 알 수가 없다며 세차대수에 대한 기록도 회사 기밀서류라는 이유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
 
농협은 농민을 위해 존재하는 준 공공기관이다. 일부 지역 농협의 경우 농민들의 애환과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농심을 달래기 위해 농협 직원들이 발벗고 나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 한다는 미담이 쉽지 않게 들려온다.

반면에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닌 농협을 위한 농민으로 뒤바뀐 채 이익에만 눈을 뜨고 귀를 세우는 농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농협의 이익원이 농민을 돕는데서 나오지 많고 지역 상권을 잠식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

뭄에 세차서비스가 중요한게 아니라 주유금액의 할인서비스가 더 필요한 것이다. 한차선을 막는 세차차량을 아무 대책 없이 나 몰라라 하지 말고 투자를 통해 대기 가능한 공간의 확보로 교통질서확립에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 농협을 위한 농민을 만들지 말고 농민을 위한 농협으로 거듭나길 농민들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