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조사 국제문제 확산 우려
한민구 "정부 입장 美에 전달"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국회 국방위원장인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가평)은 4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을 둘러싼 청와대와 국방부의 '진실공방'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처신이 가볍다"고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사드 배치 보고 누락 논란과 관련해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다"며 "파문이 국내의 남·남 갈등을 넘어 국제 문제로 확산하는 조짐이 보인다는 점은 대단히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딕 더빈 미국 상원의원의 발언(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는다면 사드 운용에 필요한 9억2300만 달러를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을 대하는 청와대의 자세도 가볍고 경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과 청와대는 외교·안보에서만큼은 무겁게 처신해주길 바란다"며 "자국을 지키는 무기를 적과 세상이 다 알 수 있게 공개로 반입하는 경우가 어디에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군에게 '하극상, 항명, 국기 문란' 등의 낙인을 찍는 것은 군의 명예를 짓밟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어가며 국방부 장관이 어떻게 여러 나라 국방부 장관이 모인 샹그릴라 회담에서 소신과 확신을 하고 임하겠나"라고 비난했다.

그는 "군은 명예와 사기를 먹고 사는 조직이다. 군의 사기를 지키는 일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몫이다. 군을 개혁 대상으로만 인식하고 네 편 내 편 나눈다면 철통 국방은 요원할 것"이라고 꾸짖었다.

한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주한미군 사드 문제에 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미국 측에 충실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아시아안보회의가 열린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지난 3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한 직후 "(미국 측에) 전달한 문안은 대통령이 몇 차례 사드와 관련해 말한 것을 종합 정리해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드 보고누락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말에 이런 게 있지 않은가,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라며 "조사가 되고 나름 정리되고 하는데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에둘러 입장을 피력했다.

이 말은 어떤 사안에 관해 말을 덧붙일수록 여러 해석을 낳아 사태를 키울 수 있으니 아예 말하지 않는 게 낫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발언으로 '설화'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앞서 한 장관은 보고누락을 지시한 적이 없고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의 오찬에서 나온 발언은 '뉘앙스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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