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7일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이끌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김동연 후보자는 고향 음성에서 오래 살지 않았던 이유로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정부부처와 관료계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통한다.
충북에서는 김 후보자와 학창시절 광부로 일할 정도로 가난했던 이시종 충북지사를 비교하곤 했다.
자수성가형 관료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그러나 명문대학을 진학한 이 지사에 비해 상고, 야간대학을 나온 김 후보자의 인생은 더 드라마틱하게 회자되곤 했다.
김 후보자는 11살 때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급사하면서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 정도로 가난과 싸워야 했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수재들이 모이는 덕수상고에 입학했고 취업반에서 공부하며 졸업을 4개월 앞두고 홀어머니와 세 동생을 부양하고자 한국신탁은행에 취직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은 8년간 야간대인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풀었다.
낮엔 은행원으로 일하고 밤엔 공부한 끝에 25살이던 1982년 입법고시와 행정고시를 동시에 합격해 이듬해 3월 경제기획원(EPB)으로 옮겼다.
명문고, 명문대를 나온 사람이 수두룩한 경제부처에서 그는 치밀함과 철저함을 주 무기로 삼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명박 정부에선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국정과제비서관으로 일했다.
2011년에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내며 기획·조정 능력을 갖추고 시야도 넓어 각종 예산과 정책을 연계해 이슈를 선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2012년 기재부 2차관, 2013년엔 장관직인 국무조정실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국무조정실장 재직 시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장남을 떠나보낸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발인 당일 오후 출근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격무에 시달린 데다 아들을 잃은 가족을 직접 돌봐야겠다며 2014년 7월 국무조정실장에서 물러나 공직을 떠났다가 2015년 2월부터 총장으로 지난 1일까지 아주대를 이끌었다.
당시 청와대에서 몇 차례나 사의를 반려할 정도로 아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책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는 등 '공부하는 관료'로도 꼽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경기도 과천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 5년이 우리 경제를 살릴 마지막 기회"라며 "일자리 창출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흙 수저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김 후보자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도덕성 의혹 제기가 별로 없는 편으로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천에서 난 용'인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해 우리나라 흙수저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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