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 중소벤처기업부' 승격 가시화
TP·코트라·창조센터 등 관련 기관 거취 관심
"유사 기능 합쳐야" vs "기관마다 역할 달라"

[충청일보 송근섭기자]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이 가시화되면서 그동안 여러 기관별로 분산돼 있던 중소기업 관련 업무가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충북테크노파크(이하 충북TP), 코트라(KOTRA),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등 지역 산업 육성과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수행해 온 기관들의 거취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 5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고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내용이 담긴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조직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차관급 조직이던 중소기업청은 장관급 조직인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다. 정부는 현재 각 부처에 분산돼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관련 기능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일원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장관급 부처 승격을 요구해 왔던 중소기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부처별 업무 통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날 논평에서 "이번 조직개편안을 보면 산업정책은 산업통상자원부, 기업정책은 중소벤처기업부로 이원화되는 문제가 있다"며 "수요자인 중소기업은 2개 부처를 상대해야 하는 혼란스러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정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서는 정책을 실제로 집행하는 코트라 등 산하기관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승격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이미 중소기업 관련 기관 사이에서는 '통폐합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특히 산업부와 지자체 출연기관인 테크노파크는 유력한 통합 대상으로 거론돼 충북TP 내부적으로 동요가 계속되고 있다.

충북TP 한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로 업무가 이관될지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과 원활한 업무를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결정이 나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TP 김진태 원장은 "위에서 결정할 사항이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이 동요할 필요는 없다"며 "중소벤처기업부로 편입된다고 해도 기존의 지역산업 육성에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밝혔다.

수출 지원 업무를 주로 하는 충북 코트라지원단이나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는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업무 통합에 대해서는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충북 코트라지원단 관계자는 "충북지역이 의의로 유망한 기업도 많고 경쟁력 있는 업종·품목도 많다"며 "코트라의 역할이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공 충북본부 관계자도 "외부에서는 코트라와 중진공 업무가 유사하다는 편견을 갖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역할이 다르고 기업에 돌아가는 혜택도 차이가 있다"며 우회적으로 현행 유지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중기청,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부처·기관별로 분산된 업무의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청주의 한 수출기업 관계자는 "수출과 관련한 도움을 받으려 해도 각 기관마다 따로 상담을 받아야 해 번거로운 점이 많다"며 "업무가 일원화 된다면 기업들의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지방중소기업청 관계자 역시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이 된다면 보다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서라도 중소기업과 관련한 유사기능·업무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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