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영향 지자체들 예산 부담에 꺼려

[충청일보 오태경기자] 56년 역사의 충북도민체전이 내년 대회에서 개최지 없이 치러질 처지에 놓였다.

18일 충북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57회 충북도민체전 개최지 선정을 위한 신청을 받았지만 신청지역이 한 곳도 없었다.

충북 각 시·군을 순회하면서 개최하고 있는 충북도민체전은 개최지역의 의무적인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인 순서상 괴산군, 진천군, 옥천군 등이 순서상 후보지에 올랐다.

하지만 해당 군이 모두 개최지 신청 접수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충북체육회는 개최지 선정을 위해 지난 4월 충북 모든 시·군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에도 단 한 곳의 시·군도 접수하지 않았다. 56년을 이어온 도민체전 개최지 접수가 갑자기 난항을 겪은데는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도민체전 기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지자체 및 기초의회, 특히 지자체장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지방선거때는 도민체전을 가을로 연기해 치렀지만 이럴 경우 그 다음 대회까지 불과 반년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내년에는 예정대로 6월에 치르기로 하면서 지자체장들이 개최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예산 부담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충북도민체전 개최지에는 충북도에서 12억 원과 운영비 2억 5000만원 등 총 14억 5000만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외에도 개최 지자체에서 30~40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들여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상황으로 내년 충북도민체전은 개최지 없는 도민체전이 될 전망이다. 이는 57년간 도민체전을 치르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2004년 도민체전을 치르지 않았던 적이 있지만 이 때는 충북에서 전국체전이 열리는 관계로 치르지 않은 것이다. 

이에 충북체육회는 내년 대회에서는 개·폐회식 및 종합시상을 하지 않고 종목별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도민체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충북체육회 관계자는 "여러가지 상황상 내년 도민체전은 개최지 없이 치르게 됐다"며 "도민체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안타깝긴 하지만 경기를 진행하는데는 아무런 불편 없이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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