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충청일보 주현주기자] 충북 보은군이 지난해 예산 현액의 19.9%를 해를 넘기거나 남긴 것으로 나타나 예산사용에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같은 결과는 주민 혈세를 함부로 쓰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사업에 필요한 예산 편성과 집행을 제대로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5일 제출된 군의회의 '보은군 2016 회계연도 결산검사 의견서'에 따르면 군이 지난해 사용하지 못해 해를 넘긴 일반회계 이월액만 542억3596만원에 달하고 이월액을 빼고 남긴 불용액도 무려 197억6700만원이나 됐다.

이월액은 명시이월 149건 359억215만여원, 사고이월 28건 57억5492만여원, 계속비이월 12건 125억7887만여원 등으로 예산 현액 3704억8647만여원의 14.6%에 달했다.

불용액은 계획변경 등 집행 사유 미발생 32억6776만여원, 예산 절감 5억2950만여원, 예산집행 잔액 81억6528만여원, 보조금 집행 잔액 42억2920만여원, 예비비 35억7498만여원 등 모두 197억6700여만원으로 예산 현액의 5.3%나 됐다.

이월액과 불용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예산 편성과 집행 과정에서 정확한 예측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실제로 1000만원 이상 사업 중 불용액이 50% 이상인 사업도 지역혁신역량 강화사업 등 무려 14건이나 됐다.

예산 집행 잔액이 이렇게 많다 보니 지난해 군이 국가에 반납한 국비 보조금도 모두 9건 8억5078만원에 달했다.

국비 보조금 반납액이 많은 사업은 삼승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 예산 9억9750만원 중 2억3184만2000원, 하수관거 임대료 14억500만원 중 1억9800만원, 사일리지 제조비 지원 3억2400만원 중 1억168만원 등이었다.

보은군의회 결산검사위원은 "불용액 발생이 예상되거나 확정됐을 때는 추가경정예산에서 감액해 예산집행과 운용에 효율을 높이고 세출예산 편성때 소요액 판단을 정확히 급하지 않은 경비 편성을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비 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 열악한 재정에 많은 도움이 되는 만큼 어려운 상태에서 확보한 국비를 사업 추진이 어렵다는 이유로 반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예산 요청 및 적기에 목적 사업에 대한 철저한 집행과 감독을 선행해 예산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결과를 본 군민들은 "군과 의회가 주고받기를 통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의원들에게는 퍼주듯이 예산을 사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어렵게 확보한 국비를 반납하는 이중적인 형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군민들이 군정에 감시자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