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남 사회1부장

[박재남 사회1부장] 최근 청주시의회의 당리당략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의회가 오히려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지역발전을 위한 의견제시와 정책대안 마련 등 의정활동을 등한시 한 채 당대당 대결에만 골몰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의 파행 장기화를 지켜본 시민들은 실망을 넘어 일각에서는 의회 무용론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건설위원회 한병수, 신언식, 박금순, 김용규 의원 등 4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행정사무감사에 불참했다.

특별한 명분도 없었다. 여론의 뭇매는 여기서 비롯됐다. 특정 업체 임원과 해외 골프여행을 다녀온 더불어민주당 신언식 시의원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여당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앞서 지난 2월, 신언식 의원은 자신이 특혜의혹을 제기한 ES청원 임원과 함께 필리핀 골프여행을 다녀와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사과대신 변명과 '남 탓'으로 일관했다.

신 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은 안성현 도시건설위원장이 골프여행을 빌미로 제2쓰레기 매립장 예산 통과에 협조하라고 신 의원을 협박했다며 위원장 사퇴와 특위 구성을 요구하며 도시건설위 활동을 파행으로 내몰았다. 청주시의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원들의 명분 없는 적반하장식 파행 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여론의 뭇매에 부담을 느낀 민주당의원들은 여야 합의하에 한시적으로 복귀한다며 슬그머니 합류했다.

신 의원의 해외골프여행과 관련 지난달 30일 지역의 교육단체가 충북경찰청에 고발장을 정식 접수, 수뢰죄와 부정 청탁금지법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임시회에서 도시건설위는 추경안으로 올라온 청주 제2쓰레기매립장 관련 예산을 본예산에 이어 다시 한 번 삭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시가 일방적으로 지붕형에서 노지형으로 방식을 변경한 것이 부당하다며 예산삭감에 나섰다. 이 예산안은 한국당 7명, 민주당 7명 국민의당 1명으로 구성된 예결위에서도 부활하지 못하고 다시 물거품이 됐다. 시는 환경적인 측면과 예산 절감 등을 볼 때 노지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오는 9월 2회 추경 예산안 편성 때 관련 예산을 다시 세워 의회에 제출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최근 안흥수 의원이 한국당을 탈당하면서 청주시의회 한국당 의석은 20석에서 19석으로 줄어 과반이 무너졌다. 한국당으로서는 수적 우세를 앞세워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수도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쓰레기매립장 관련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당초 2020년 8월로 계획한 매립장 준공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 타협 없는 당대당 대결 구도에서 시민들은 자칫 쓰레기 대란을 맞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가 일 년도 채 남지 않았다.  청주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당리당략에 빠진 상식이하의 행동을 멈추고 시민들을 위한 소통과 공감 의정을 펼쳐야 한다. 시민을 외면한 채 자신들만을 위한 의회운영을 지속한다면 시민들의 표가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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