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포도산업의 빛과 그림자 3 새로운 돌파구는 없나

▲ 충북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이석호 육종재배팀장.

[옥천=충청일보 이능희기자] 충북농업기술원 포도연구소 이석호 육종재배팀장은 포도농가의 소득 증대와 품질 고급화를 위해 농가들의 단지화와 품종 다변화를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농협에서 취급하는 캠벨얼리, 머루포도 외에 다른 품종을 심으려 해도 판로가 없어 재배면적 규모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포도농가 단지화의 이점에 대해 물류비 절약과 기술 습득이 용이하고 대외적인 홍보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6년간 포도를 연구한 이 팀장은 2016년 기준 옥천군의 캠벨얼리의 재배면적은 94%(330ha)에 달하고 거봉과 알렉산드리아 등이 6%(22ha)를 차지한다며 품종 쏠림현상을 거론했다.

그는 이 같이 캠벨얼리 위주로 품종이 단순해 비슷한 시기에 홍수 출하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품종 다변화를 통해 출하시기를 조절, 농가 소득을 향상시켜야 하는 이유라는 것.
잇따른 FTA 체결로 칠레·미국·페루·호주 등지에서 포도가 수입되면서 국내시장 잠식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도가 높고 식감이 아삭아삭하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수입포도의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수입포도 선호가 지속될 경우 포도 수입량은 2000년 7900t에서 2015년 6만6000t으로 늘었고, 2020년 7만9000t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소비패턴을 감안해 장미향 등 고향기 품종과 앵두처럼 빨간 적색품종, 노랑빛이 은은히 도는 청포도, 과즙이 풍부하고 과립이 큰 포도 등 소비자 취향에 부합하는 품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적색, 황금색 포도와 식감이 우수하고 껍질째 먹는 포도와 청포도 등 유럽 스타일의 육성에 중점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껍질째 먹는 '자랑', 항산화 성분이 있는 '옥랑', 화이트 와인과 생식 겸용의 '청포랑', 씨없는 18브릭스(Brix) 이상의 고당도 '충랑' 등이 농가에 보급돼 재배하고 있고 '충랑' 포도는 우리나라 포도의 67%를 차지하는 캠벨얼리 포도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충랑'은 저장성이 우수해 수출용 품종으로도 적합하고 캠벨얼리 일색인 옥천 하우스 포도의 질적 개선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가 기대되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비 4억 원을 들여 2년 간 옥천 포도재배 20농가 4㏊면적에 '충랑'을 보급한다고 밝혔다.

씨 없는 포도 알, 높은 당도, 병충해에 강한 '충랑'을 캠벨어리를 대신할 지역 특화 품종으로 육성 시 옥천 포도 판로 확장과 그에 따른 농가 수입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수입 과일 등으로 과수농가의 어려움이 큰 현실에서 수출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데 지속적인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역에서 포도농사를 짓는 15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청산수출단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포도 수출단지 활성화를 위해 수출 대상국 판로 개척, 수출검역 매뉴얼 제작과 교육, 선과장 관리 등을 실시해 수출하는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39.5t을 수출했고, 뉴질랜드에는 6년 연속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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