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 내년 유월, 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예상후보자를 놓고 벌써부터 설왕설래다. 충북도의회 김양희 의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달라질 후보군 구도가 주목을 끈다. 현재 낯익은 5~6명이 입줄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깜짝 인물론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지난 선거의 경우, 현직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은 무주공산 상태에서 단순히 유·초·중등교육조직의 유지·관리 차원을 넘어 엄청난 리더십이 요구된데 비해 법정 선거운동기간 내내 전교조와 비전교조 색깔 나누기로 혼란스러웠다.

 완벽하게 준비된 전교조쪽 후보자와 '출마의 당위성' 조차 긴가민가한 채, 넘쳐난 소위 비전교조 후보자의 대결은 일찌감치 승부 예단이 수월했다. 명분과 실리조차 생경한 비전교조단일화란 급조된 틀에 갇혀 수모를 겪었다. 정상급 대국일수록 죽은 돌을 집어낼 때 한 수를 앞서 보는 법이다. 분명, 선택은 유권자 몫이건만 표 모으기는커녕 오히려 깎아먹고 다닌 법 미꾸라지가 공신(?)을 자처하고 맨 앞줄에서 당선기념 사진 찍는 아이러니, 바로 선거판이다.

 지난 번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른바 '로또 교육감'을 막기 위해 출마자격과 선출방법 등 국회의 구체적 논의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끊긴 지 오래다. 언제쯤 개정된 교육감 선거법을 받아들고 저울대에 올라갈까 후보군의 속은 타게 돼 있다. 큰 틀이야 유지되겠지만 교육감 선거법 개정 당위성은 공감하면서 뒷짐 지고 있는 건, 교육을 우습게 아는 구태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하루 속히 기준안을 배부해야 출마와 포기의 양자택일도 가속이 붙을 텐데 아직 머리를 맞댈 정치권의 기류조차 읽히지 않는다. 철저한 정치적 중립과 교육이란 특수성에 맞춰 면밀하게 연구·검토 되어 '백년지대계' 돌다리를 마련해야 한다.

 평소 주위 온도를 높여온 사람일수록 기다린 시간이 길어도 소리 내어 닦달할 줄 모른다. 세상 넓으나 사람의 운신 폭은 참으로 좁다. 함께할 적에 잘한 사람이야 경쟁하듯 여기저기서 추대의 손길을 모으지만 반대인 경우??그 땐 그랬었지'로 읊조린 망부석과 무엇이 다르랴. 종아리도 나부터 쳐야 매서움의 깊이를 알 수 있다. 거창한 구호나 얄팍한 선심보다 '미래를 움직일 동력'인 교육을 제대로 달굴 함량이 먼저다. 먼저 흠결은 없는지 겸허한 셀프 검증부터 하라. 그 다음 충북교육이 설렐 창의적 콘셉트와 상대 후보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다. 거기에 또 하나, 콘크리트 조직 없인 백번 깨지는 게 역대 선거판의 현주소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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