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말부터 고위간부 순차 단행
'우병우와 호흡' 송인택 지검장 안갯속
'호남우대론' 김석재 차장, 영전여부 관심

[충청일보 박성진기자]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가 내정되면서 검찰 고위직들의 잇단 사의 표명과 맞물려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청주지검 수뇌부의 차기 보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내 핵심 보직으로 가던 역대 청주지검장의 약진 전례가 이어질 지에 지역 법조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사장 영전을 위한 보직으로 여겨지던 청주지검 차장검사가 '검찰의 꽃' 승진 길목으로 직행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을 무난하게 통과한다면 이달 말쯤 취임한 이후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가 순차적으로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석이 되는 고검장 및 검사장급 고위간부 자리가 15개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사법연수원 18기인 문 후보자가 내정됨에 따라 한 기수 선배인 17기의 박성재 서울고검장과 김희관 법무연수원장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장이 고검장급에서 지검장급으로 환원되면서 8자리가 남게 된 고검장급 간부는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 대전·광주고검장을 제외한 4자리가 공석이 된다.

문 후보자와 동기로 총장 후보에 함께 올랐던 오세인 광주고검장과 이금로 법무부 차관의 승진으로 19기 간부들이 용퇴 압박을 받을 경우 김강욱 대전고검장이 관행에 따라 검찰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고검장급 승진 폭은 6자리로 늘게 된다. 동기나 후배가 승진하면 조직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동반 사퇴하는 관행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21기인 송인택 청주지검장으로서는 승진을 노려볼 만한 구도다.

하지만 검찰 연소화(年少化) 및 조로화(早老化)를 우려해 18~20기 일부가 남는 시나리오에서는 사실상 승진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라면 쟁쟁한 동기들의 면면으로 볼 때 요직 이동도 장담할 수 없다.

송 지검장의 영전 가능성을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보는 일부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관계를 언급한다.

그가 2011년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 재직 때 상관이 바로 부천지청장이었던 우 전 수석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구제된 21기 4명 중 1명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우 전 수석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검찰 간부들을 주요 보직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송 지검장과 달리 김석재 청주지검 차장검사(24기)는 영전 공식이 들어맞을 가능성이 높다. 

전남 나주 출신으로 광주 인성고를 졸업한 김 차장은 문 정부의 '호남 우대론'에 적격이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전남 영광)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광주), 박상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전남 무안),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광주) 등이 모두 호남 태생이다. 

법무부와 서울중앙·남부지검 등의 주요 보직을 거친데다 청주지검에서도 무난하게 차장직을 수행했다는 점도 영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재경 지검 차장 내지는 검사장으로 가는 길목인 성남·고양·안산·안양·부천지청 등 수도권 '빅5' 지청장을 거치는 승진 코스를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24기 선두 주자인 만큼 23~24기 주축으로 짜여질 것으로 전망되는 검사장급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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