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보복 탓 국제선 이용객 감소에도
주차료 인상… 면세점 문제 해결도 미진
노선 다변화·주기장·계류장 확장 소극적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청주국제공항이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조치 일환으로 '금한령'을 내리면서 위기를 맞고 있지만, 정작 공항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의 공항 활성화 노력이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3일 항공사와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때 공항 흑자 전환을 위해 지사장으로부터 직원들이 발벗고 나섰던 공항공사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은 올해들어 지난달까지 이용객이 152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16%가 늘었지만, 국제선 이용객은 66%나 감소했다. 중국 심양, 상해, 하얼빈, 대련, 닝보 노선 운항이 중단돼 이용객 감소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공항공사는 오히려 흑자 전환 후 지난해 말 주차료를 인상시켰고, 면세점 임대료 문제도 아직까지 답보상태다.

또한 노선 다변화를 위한 노력 역시 부족해 보이며, 주기장과 계류장 확장사업에도 상당히 소극적인 스텐스(자세)를 취하고 있다.

청주공항은 1277면 주차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데, 주중이나 주말 소형 주차료가 하루 6000원이었지만 지난해말 1만 원으로 인상시켜 이용객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1일 방문해 시티면세점의 피해 구제책을 요구했는데, 당시 공항공사 성일환 사장은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답변을 했지만 현재까지도 내놓은 방안은 없다.

시티면세점은 연간 임대료를 13억8000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금한령으로 매월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공항 필수시설인 면세점이 문을 닫을 경우 청주공항 국제선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공항공사는 또 노선 다변화를 위한 움직임도 굼떠 보인다. 실질적으로 각국을 방문해 노선 개설을 꾀하고 있는 충북도와 달리 현재까지 공사 자체적으로 개설한 노선은 한 곳도 보이지 않고 있다.

주기장과 계류장 확장사업도 마찬가지다.

향후 청주공항 모기지항공사인 에어로K가 면허를 받고 취항을 시작하면 내년초 도입 예정인 항공기를 주기시켜야 한다.

또한 금한령이 풀리고 현재 기울이고 있는 노선 확대 노력이 성과를 보이게 되면 주기장과 계류장이 부족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미 러시아 노선, 몽골 노선, 일본 노선이 개설됐고 하반기에도 대만, 베트남 등 국제 노선이 점차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항시설 포화를 제때 해결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공항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청주공항의 주기장, 계류장 확대는 사전에 준비하지 않는다면 사후약방문식, 땜질처방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청주지사(지사장 지상섭)는 국제선 노선 및 여객감소가 지속되고 있어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공사 관계자는 "주차료, 계류장·주기장 확대, 노선 확대, 면세점 임대료 문제 등은 모두 본사에서 결정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공사는 청주공항을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정해 재도약의 발판을 위해 △안전 및 보안체계의 강화 △노선다변화를 통한 공항활성화 △인프라 확충을 통한 국민편의 제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현재 사드문제로 단체 관광 중단으로 인해 중국 정기 노선이 급감하고, 중국인 이용객 수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감소한 실정이지만, 본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중점육성공항으로서 노선다변화와 공항인프라 확충으로 중부권 거점공항 여객 300만 시대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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