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문재인 정부 출범 전·후 시기에 지역 정가에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시종 충북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교하는 말들이 회자됐다. 두 사람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만 같은 시기에 재선 지사를 지내며 솔선수범하고 열정적인 도정 운영을 통해 충청권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같이 받고 있다.

 

◇공통점 많은 두 도백

학창시절 남다른 역경을 극복한 공통점도 있다.
이 지사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광부로 일했고, 안 지사는 민주화 잡지 '평천하'를 읽었다는 이유로 남대전고를 입학한 지 7개월 만에 제적된 후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다.
하지만 회자된 가장 큰 내용은 안 지사는 주변 사람을 잘 챙겨 그들이 정치적으로 성장, '안희정 사단'을 구축한 반면 이 지사는 후배 양성에 상대적으로 무심했다는 의견이 민주당안팎에서 나왔다.
김종민(논산·계룡·금산)·조승래(대전 유성 갑) 의원은 각각 안 지사의 정무부지사와 비서실장 출신이다.
이들은 지난 대선에 앞서 당내 경선에서 똘똘 뭉쳐 안 지사를 전국적 스타 정치인으로 부상시키는데 일조했다.
반면 이 지사는 충북의 인물난 때문인지 몰라도 타 지역 출신을 행정·정무 부지사로 오랫동안 기용하면서 후진 양성에 소홀하다는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물론 타 지역 출신들이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것은 아니다.

 

◇후진 양성은 다른 모습

이 지사의 인재등용 방식은 이원종 전 지사와도 비교되곤 했다.
이른바 '이원종 사단'이라 불렸던 이원종 지사 시절 충북도 고위직 출신 중에는 행정안전부 차관이 3명(김영호 한국교통대 총장, 이종배 의원, 박경국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이나 배출됐다.
당시 이들은 각각 행정부지사와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고, 여전히 현역으로 근무하면서 끈끈하게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안 지사는 대권 후보로 성장한 반면, 이 지사는 능력이 출중함에도 국무총리 후보로 가끔 언급될 뿐 대권후보군 반열에는 오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시종 지사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3선 도전에 나설지 고민하는 듯하다.
당장은 야권에서 그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주자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당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결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성실하고 능력 있는 정치인인 이 지사가 더 큰 일을 하는 게 충북발전을 견인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사례가 이 지사의 3선 행보나 큰 정치를 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지 도 모른다.
그를 도우며 함께 할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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