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된
천안서 축하공연 등 열려 빈축
"예산 지원한 市 대응 부적절"

[천안=충청일보 김병한기자] 수해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천안에서 충남농업경영인대회가 열려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천안삼거리공원에서 열린 충남농업경영인대회는 농업경영인들의 농업기술 공유와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2년마다 충남 시·군에서 열리며 천안은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열게 됐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시비 1억 7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노력해 왔다.

실제 지난 9일 밤 열린 개막식은 별밤영화제 및 연예인들의 축하공연, 불꽃놀이 등이 펼쳐졌으며 10일은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아침밥상차리기대회, 팔씨름 등의 체육행사, 시·군 노래자랑이 진행됐다.
또 농특산물 및 농기계, 자재전시, 농특산물 알뜰경매장 등이 마련됐다.

그러나 지난달 발생한 수해가 완벽히 복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렇듯 성대한 행사를 치르는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행사를 수해복구가 완료된 시점 이후로 연기 하거나 연기가 어려웠다면 대대적인 실외 행사 대신 최대한으로 간소화해 수해 피해를 입은 농민을 위로하는 행사로 전환했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예산을 큰 폭 지원한 천안시의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천안시는 주최 측에 한차례 가량 "수해로 인해 여론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만 표명했을 뿐 행사연기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하지는 않았다.

시가 지원한 1억 7000만원의 예산 대부분이 연예인 섭외나 무대 설치, 불꽃놀이 비용 등에 사용된 만큼 시가 앞장서 농민의 아픔을 외면하고 잔칫상을 벌였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주관한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일정이나 행사내용에 대해 조율할 수는 없었다"며 "일부 행사를 앞두고 부적절하다는 여론을 주최 측에 전달했지만 문제 될 것 없다는 답변을 들어 계획대로 진행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또 "농민의 아픈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하루나 이틀정도는 시름을 잊고 기분전환을 할 수있는 기회도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