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초과에 '세입자 유치경쟁' 치열
공실률 30% 육박… 10%대 수익률 옛말

▲ 대학가 주변에 빼곡히 붙여진 세입자 유치 홍보물.

[대전=충청일보 장중식기자] 부동산 시장 중 최고의 수익률을 자랑하던 대학가 주변 '원룸불패' 공식이 급속히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통상적으로 2% 미만의 예금 금리대비 2배 이상 수익이 기대되는 부동산 시장이 공급과잉에 따라 속칭 '덤핑 세입자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대전지역 대학가를 중심으로 불패신화를 자랑했던 '원룸(일명 다중주택)'시장에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

충남대와 목원대, 한밭대 등 대전 서남부권 대학가들에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뚜렷하다.

대체적으로 매년 초 입주물량 중 확정세입자가 70% 정도 확정되는 시기를 놓친 건물주들은  2학기 개강을 앞둔 8월 말을 전후해 20%가량을, 그리고 군 입대와 휴학 및 복학생들이 간헐적으로 찾는 10%로 세입자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들은 해마다 넘쳐나는 신축 건물에 따라 공급물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세입자들은 가격과  옵션 중 유리한 임차조건을 까지 따져가며 '좋은 방'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재학생만 1만6000여명에 이르는 충남대의 경우, 대학가 주변에는 신축과 구건물 사이에 세입자유치전이 치열하다. 

보증금 300만원선에서 월 임차료가 최저 15만원에서 4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가장 큰 차이는 옵션으로 왠만한 가전제품은 물론, 인터넷과 공과금까지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일부 건물주들 사이에서는 중개수수료를 2배 이상 주거나, 학생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세입자를 유치하려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서남부권 개발과 더불어 신축붐이 한창인 목원대와 한밭대 주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해마다 기숙사 수용인원이 늘어난데다 좋은 옵션을 고르려는 세입자, 그리고 늘어만 가는 공급물량으로 인해 공실률(빈방)이 30%대가 넘어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지역에 비해 비교적 오래된 건물이 많은 한남대와 대전대 일원에서는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지만 세입자 유치고민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유를 차치하고, 이 같은 트랜드가 지속될 경우 대학가 주변에서 '10%대 수익률을 올리는 황금알'로 인식된 '원룸 불패' 공식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 전망이다.

가격보다는 옵션을 기준치로 삼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 인근 건물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건물주 사이에서 시작된 고민은 날이 갈수록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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