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 변광섭 총괄본부장 ©

장인(匠人)은 결코 외롭지 않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가 되고 건전한 생활문화 공간을 위해 담금질 하는 연금술사다. 일본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생활공예와 지역마다 특화된 전략적인 문화상품, 그리고 장인을 국보로 대접하는 사회적 풍토가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크래프트는 시대를 뛰어넘는다. it, bt, ct 등 모든장르와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크래프트는 모든 나라, 모든 지역, 모든삶의 어머니다. 시작이자 끝이다. 한국의국립중앙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이나, 영국의 대영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 모두가크래프트의 열정과 신비 앞에 무릎을 꿇게마련이다. 다만 우리는 그것이 크래프트인지 의식하지 않을 뿐이다.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러한 행복한 현상들이 곧크라토피아(cra_topia)인 것이다.

토머스 모어경의 아무 데도 없는 (nowhere) 이상국가가 아니라 우리가 느끼고 행동하며 즐길 수 있는 현실공간이다.문화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복잡한 지구촌에 마치 지뢰를 깔아 놓은듯한 권력과 제도의 그물로부터 유연성을발휘하고 지역과 인종을 초월하는 것도 문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화의 우월성,문화의 수월성, 문화의 창조성은 권능과품격부터 다르다.지금 세계는 개인 소득수준의 향상, 대중교통의 발달, 매스미디어의 급속한 발전으로 관광문화의 대중화와 세계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며, 특히 각급 학교의 교육프로그램이 현장학습, 체험형 교육프로그램, 즉에듀테인먼트형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을감안할 때 보다 내실있고 가치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고, 문화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경쟁력 있는 축제를 발굴하고 박물관 미술관을 특성화 하며, 지역 내 문화복지센터를 활성활해야 한다. 그리고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무형 랜드마크를 조성하며, 문화상품을 특화하는 사업등 문화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살맛나는 고장으로 가꿀 수 있는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지역을 브랜드화하고 마케팅하며 경쟁력 높은 환경을 만드는데도 크래프트는 매우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된다. 박물관 미술관 등 생명력 넘치는 문화공간을만드는 일에서부터 역동적인 도시 디자인을 설계하고 가꾸는 일, 그리고 문화관광과 문화복지로 차별화된 도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단절과 굴곡의 아픈과거를 갖고 있다. 이는 곧 역사의 단절,크래프트의 황폐화라는 뼈아픈 결과물을남겼다. 역사를 다시 쓰고 문화 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것은 간단치가 않다. 정부와지방자치단체의 정책적인 의지에서부터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며, 깊이있는 성찰과 고뇌가 필요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크라토피아를 위한긴 여정을 지금 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사실이다. 크라토피아를 통해 지역민이하나 되고 지역발전의 원동력을 찾으며 미래지향적인 도시, 경쟁력이 높은 도시로만들 수 있어야 한다. 복잡다단하고 불확실한 현실을 예측가능하고 꿈과 사랑이 넘치는 이상사회로 가꾸는 길이다. 어쩌면우리의 유일한 희망과 대안이 크라토피아에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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