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낙엽 덩굴성 식물 으름덩굴.
세상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먹이를 먹고 소화시켜 필요한 에너지를 얻은 후 남은 찌꺼기는 몸 밖으로 배출하면서 살아가는데, 건강함과 그렇지 않음의 기준 중 하나는 잘 먹는 것보다 배설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체세포들이 먹고 난 배설물을 콩팥이 얼마나 잘 걸러서 오줌으로 배설하느냐 인데, 이 기능을 도와주는 최고의 산야초가 바로 으름덩굴.

으름덩굴은 전국 산골짜기나 개울가에 흔하게 자라는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낙엽 덩굴성 식물이다.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여 덩굴은 막힌 곳을 잘 통하게 한다하여 목통(木通), 열매는 으름 또는 다 익으면 모양이 바나나를 빼닮았다하여 한국바나나, 열매 속 씨앗은 예지자(預智子)라 하는데 아마 이 씨앗을 오래도록 먹으면 머리가 맑고 총명해져 앞일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으름덩굴은 다른 나무를 칭칭 감으며 자라는데 길이가 긴 것은 10m정도다. 잎은 서로 어긋나고 5개의 작은 잎은 마치 사람의 손바닥처럼 붙어있어 생긴 것이 예쁘고 귀엽기까지 하며, 모양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한 것이 특징이다.

꽃은 4∼5월에 연한 보라색을 띤 갈색으로 잎겨드랑이에서 피고, 열매는 작은 바나나처럼 생겼고 다 익으면 가운데가 쫙 벌어지는데 흰 속살은 단맛이 나며 입에 넣으면 아이스크림처럼 살살 녹는다. 가을 약초산행 중 잘 익은 이 열매 몇 개를 취할 때면 그간의 고생과 피로가 싹 가신다. 씨앗은 검은색으로 9~10월에 익으며 지방질이 풍부하여 혈압을 낮추고 염증을 제거하며 온갖 나쁜 균을 없앤다하여 약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른 봄 새순과 어린잎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비빔나물로 먹거나 무쳐 먹어도 좋고, 국거리나 된장찌개에 넣어도 좋다. 또 어린잎을 찜통에 쪄서 바짝 말렸다가 녹차 대신 끓여 마시면 소변이 잘 나오고 부은 것을 빠지게 하며 통증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많이 활용하였다.

덩굴은 봄과 가을에 채취하여 겉껍질을 제거하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 바짝 말렸다가 약용으로 쓰는데, 몸의 열을 내리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여성의 생리를 원활하게 도와주고 젖이 잘 나오게 하며, 심장을 튼튼하게 하고 염증을 삭히며 지나친 위액 분비를 조절해 준다.

가을에 채취한 뿌리는 햇빛에 말려두었다가 늘 물로 끓여 마시면 이뇨와 혈액순환에 좋다.

약술을 좋아한다면 속살이 터지기 전 열매나 뿌리를 깨끗이 씻어 소주에 주침하면 부드러운 신맛이 나는 약술이 되는데, 잠자기 전에 한 두잔씩 마시면 소변불통에 최고이고, 두통, 보혈, 각종 염증, 식욕증진, 피로회복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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