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김홍민 국회담당 부장]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경색된 한중 관계가 충북 청주출신 노영민 주중대사 부임 후 개선의 기미를 보여 주목된다.

해외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지난 29일 베이징(北京) 공인(工人)운동장에서 100여개국이 참가해 열린 중국 외교부 주최 국제바자회에서 한국 부스를 직접 찾아와 노 대사를 만났다.

◇중국 변화조짐 보여

왕 부장은 이날 노 대사와의 첫 대면에서 "대사가 오신 후로 양국관계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추후 재회하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언론들은 "왕이 부장이 유독 한국 부스에서 대사와 오랜 시간을 대화했다"면서 "북한 대사관은 그냥 스쳐 지나갔으며 지재룡 북한대사도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노 대사와 짧은 만남 뒤에도 바자회에 참석한 한국 업체 부스 3곳을 모두 둘러보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처럼 중국의 우리 측 주중대사에 대한 태도변화는 당초 노 대사가 지난 10일 부임하면서 감지됐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왔다며 한중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노 대사가 중국의 한시(漢詩)를 좋아하는 등 중국 문화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분위기였다.

이후 한국대사관이 지난 27일 베이징(北京) 싼리툰 대사관저에서 연 '2017년도 대한민국 국경절(개천절) 및 국군의 날 기념 리셉션'에 천샤오둥(陳曉東)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중국 측 주빈 자격으로 참석해 양국 관계의 '청신호'를 예고했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는 사드 갈등으로 중국 측 주빈이 아예 참석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됐기 때문이다.

이날 천 부장조리는  "중국은 앞으로 '친성혜용'(親誠惠容·친밀·성의·호혜·포용) 원칙에 따라 주변국과 관계를 심화해서 더 긴밀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이는 한국과 각국에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데 원동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개선 위한 노 대사의 역할 기대

중국의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제재는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 들어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최근 중국 새 지도부 출범 이후 허베이(河北)의 한 여행사가 7개월 만에 한국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하고, 중국 저가 항공사들이 중단했던 한국행 노선 운항을 재개하는 등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다.

한중 간 56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만기연장이 성사되는가 하면, 당대회 폐막일인 24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기도 했다.

노 대사 부임 후 사드 갈등 봉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려시대 거란의 침입을 막고 영토 확장에 기여한 '서희'처럼 노 대사가 현명하고 지혜롭게 역할해 주길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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