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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주거의 사회적 권리 보장심완보 충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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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4  16: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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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완보 충청대 교수] 몇 년 전에 서울에서 IT관련 사업을 하고 계시는 지인으로부터 직원으로 채용하려 하니 학생 한명을 추천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고민 끝에 평소 IT관련 직장에 관심이 많았던 청주가 고향인 학생을 추천하려고 지원 의향을 물어보았다. 당시 학생은 집에서 부모님과 상의해서 알려 주겠다고 했고 다음날 학생으로부터 돌아 온 답은 서울로는 가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학생에게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 보니 부모님이 반대하시기도 하고 본인도 집에서도 다닐 수 있는 청주에서 가까운 직장에 취업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필자는 학생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좀 더 크게 생각하고 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 직장생활을 해야 실력 있는 선배를 만날 기회가 많고 큰 회사에서 경력도 쌓이고 월급도 빠르게 오를 텐데 부모님 곁을 떠나기 싫다고 좋은 직장으로의 취업 기회를 포기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되었다. 그래서 지인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얘기 할 때면 청주 학생들은 진취적이지 못하고 부모님의 품안에서 안주하려고만 한다고 말하곤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청년들의 주거빈곤 문제를 다룬 통계를 접하고 당시 학생이 왜 청주를 떠나기 어려워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서울시 거주 20-34세 청년 중 43.5%는 서울 출생이 아닌 이주 청년들인데 이들 중 많은 수가 고시원, 원룸 등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청주가 고향인 학생이 서울에 취업을 위해 이주한다면 대부분의 경우 거주할 방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나 월세를 얻게 된다. 그런데 서울의 비싼 전세 보증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워 학생 스스로가 벌어서 매달 주거비를 충당해야 하는 월세를 얻게 된다. 통계에 의하면 서울 청년들의 22.9%, 서울 1인 청년가구의 36.2%가 주거빈곤 상태라고 한다. 청년 세 명중 한명은 지하방, 고시원, 최저주거기준 미달의 열악한 환경의 주택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서울 1인 청년가구의 주거 빈곤율은 2000년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2005~2010년 사이 서울 1인 청년가구의 고시원 등 주택 이외의 가구수는 2,818가구에서 22,644가구로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주거 빈곤율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로 직결된다. 2012년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1인가구의 69.9%가 본인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으며 22.7%는 소득의 50% 이상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청년들이 부를 축적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로 인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주거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청년 가구일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지리적 이동이 어려워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들은 3포 세대를 넘어 모든 것을 포기하는 N포 세대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의 미래인 청년층 주거의 사회적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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