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콘텐츠진흥팀장] 청주시는 1500년 질곡의 역사를 간직하면서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창의적인 문화원형을 만들어 왔습니다. 어둠이 가고 새벽이 올 때마다, 아픔의 마디와 마디마다 좌절하지 않고 맑고 향기로운 청주정신, 생명정신으로 세상을 비추는 문화의 창이 되고자 했으며, 예술의 정신을 꽃피우려는 열정으로 가득했습니다.

 청주시가 생명도시라는 사실은 지나온 삶의 궤적 속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가 청주 소로리에서 발견되었으며, 생명정신을 기반으로 한 금속활자본 직지도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했습니다. 세종대왕은 초정행궁에서 한글창제의 과업과 함께 조선의 르네상스를 펼치며 생명과 문화융성의 가치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어디 이 뿐이겠습니까. 태교의 중요성을 담은 태교신기는 청주사람이 저술했고, 조선의 베스트셀러 명심보감도 청주에서 인쇄되었습니다. 생명윤리와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서원향약 역시 청주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단재 신채호, 의암 손병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자주독립과 생명운동을 이끌어 온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이 같은 역사적, 문화적 환경을 기반으로 청주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육도시로 성장하였으며 오송 바이오, 오창 생명농업 등의 생명자본 도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색과 결과 향기로 가득한 가로수길을 비롯해 곳곳에 생명의 가치를 온 몸으로 만날 수 있는 숲과 호수와 마을이 살아있어 대지의 노래를 부르며 삶의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것 또한 자랑이자 기쁨입니다. 절멸위기의 두꺼비 서식지를 시민운동으로 살려내고, 사람과 두꺼비가 함께 사는 지구촌 유일의 도시입니다.

 청주시는 2015년에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한중일의 공통된 문화원형인 젓가락문화로 하나되게 하고 새로운 미래가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젓가락페스티벌을 비롯해 젓가락콘텐츠 발굴 및 특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진선미(眞善美)를 중심으로 한 축제, 전시, 학술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 등에서도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이어지면서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콘텐츠로 발전했습니다. 이에 우리는 2017년 11월 11일 젓가락의 날의 맞아 한중일 3국이 공동으로 생명문화 선언을 통해 동아시아가 하나되고, 지구촌이 하나되며, 생명의 가치로 행복한 세상을 만들 것을 다짐합니다.

 하나, 우리는 동아시아의 2천년 문화원형인 젓가락 속에 담겨 있는 짝의 문화, 나눔의 문화, 사랑의 문화, 상호 협력의 문화, 젓가락의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데 함께한다. 둘, 우리는 동아시아 젓가락문화를 세계화하기 위해 한중일 3국의 문화도시와 관련기관이 적극 협력하고 젓가락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힘쓴다.

 셋, 우리는 동아시아 생명문화의 존엄성을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특화하고 삶에 스밀 수 있도록 하며, 세계인이 그 가치를 공유하고 공감토록 하는데 노력한다. 넷, 우리는 서로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고 감동과 영감을 나누며 함께 만나 즐겁게 교류하며 맑고 향기로운 세상, 생명문화로 풍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한다. 2017년 11월 11일 젓가락의 날, 생명문화도시 대한민국 청주에서, 동아시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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