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충북교육청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 사업이 도의회 예산 삭감으로 차질을 빗게 되었다. 도의회는 혁신학교 기초학력 미달률이 일반학교보다 높다는 것을 삭감 이유로 제시하였다. 도교육청에서는 혁신학교 지정 기간이 짧고, 교육 여건이 어려운 지역의 학교가 있어 단 한 번의 평가로 판단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혁신학교 비율이 10%가 넘어간 시점에서 예산 탓보다는 학교의 자생적 역할에 무게 중심을 둘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교육공동체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새로운 학력의 개념을 인식시켜야 한다.
학력이란 개념이 광범위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학교 현장의 교수학습으로 길러지는 교육적 성과로 교육공동체가 요구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교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학력은 지성과 감성 및 시민성의 조화로운 발달로 "합리적으로 깊게 생각하는 힘, 타인의 처지를 공감할 줄 알고 느낀 것을 표현하는 힘, 인간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실천하는 힘" 등으로 제시된다.
새로운 학력은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핵심역량과 연관성을 지닌다. 그것은 학생들이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핵심역량은 '자기관리역량, 지식정보처리역량, 창의적 사고역량, 심미적 감성역량, 의사소통역량, 공동체 역량' 등을 든다. 이러한 역량은 과정중심평가와 교수학습 개선 및 대학 입시 변화로 신장이 가능하다.
평가는 교육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중요하다. 과정중심평가로 학습 과정을 평가하여 모든 학생이 교육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정중심평가는 결과중심의 평가관과 달리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이를 위해 교사에게 평가권을 주어 학교별로 특정한 시기에 진행되는 집단적이며 총괄적 평가 방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사가 일방적 전달하고 암기하는 교수학습에서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교수학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교수학습 방법을 배움 중심으로 개선하여 학습자 스스로 배움이 일어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 교원의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활성화하여 소통과 협력의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집단 지성으로 교원의 전문성을 신장시킬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대학 입시의 변화가 없이는 모든 처방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와 자격고사화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신뢰가 우선이다. 그래야 수능시대에서 학종시대로 전환될 수 있으며 수능 한 번으로 학생들의 인생이 갈리는 모순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정착은 공교육 정상화의 길로 한 걸음 다가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교육이 정상화되어야 우리나라는 사교육비가 공교육보다 많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있다. 공교육 정상화는 새로운 학력을 안착시키는 첩경이다. 공교육 정상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때 교육공동체는 새로운 학력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