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지난 9일 세계인의 겨울축제인 제23회 동계올림픽대회가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이번 올림픽은 평창에서 주된 경기진행이 이루어지고 빙상과 알파인스키 활강경기는 분산 개최되는데 1924년 프랑스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 이래 아시아에서는 일본(2회)에 이어 두 번째로 개최국이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감격스런 것은 우리나라가 198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게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유치한 평창동계올림픽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남북단일팀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해 '평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는 비아냥과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동안 무관심과 갈등으로 성공여부가 걱정이었지만 우리 국민의 은근과 끈기로 모두가 하나되어 평창의 성공을 위해 마음을 모아 세계에 우리국민의 위상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번에 북한선수단과 예술공연단 및 응원단의 참가로 말도 많았고 단일팀 선수단 구성과 마식령스키장 합동훈련, 그리고 금강산 남측예술공연추진 무산 등에서 성급함과 무리수를 둔 것도 사실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정치적 문제가 대두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지만 비핵화선언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가관이었고, 북미간의 대립관계에서 우리는 꼼짝없이 가로막혀 남북외교사 한 발짝도 더 전진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에 낙담하기도 했다.

 한반도비핵화라는 당면과제는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지만 이를 해결해 나아가는 방법과 수단은 너무 판이하게 다르고, 성급하고 조급한 대북정책과 그 대립상에 많은 국민들이 종잡을 수 없어 걱정스런 마음을 떨칠 수 없게 하고 있다.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이 개막식에 특사로 참석했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현실이 급박하다는 증명으로 이번 올림픽을 국면전환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음은 의의가 없을 것이다.

 5.24 대북조치가 훼손되지 않고 미국이나 유엔의 제재대상에 포함된 각종 사안에 위배되지 않는 조건하에서 성사시키려한 정부의 고민 흔적이 곳곳에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제재완화와 한미동맹분열이 목적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이제 남은 최대 현안은 남북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인 비핵화선언이 불가능하다는 상황인식하에 앞으로 진행될 한미연합훈련의 규모에 대한 북한의 태도변화에 관심을 자져야 한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핵문제 접근에서 벗어나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이다. 연금과 군면제여부에 따라 1등만 추켜세우는 우리 언론도 문제이고 금메달만 사진 내보내고 은메달은 무시하는 우리나라 사회분위기도 문제이다. 참여가 중요한 숭고한 정신을 언론이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이것이 양적 중심에서 질적인 사회로 발전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단계이다.

 건전한 의식과 사회발전을 위해서라도 몇 위, 금메달 몇 개라는 보도는 자제해야 온 국민이 평등하고 다 같이 살려고 노력하는 올바른 민주사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언론이란 점에서 개인적인 언론보도에 대한 유감이다. 올림픽에 종합우승하러 오는 국가나 선수는 없고 국가별 우승을 가리는 것이 아니기에 1명이라도 참가하는 국가와 선수를 위한 올림픽 정신 고양에 힘써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