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이장희 충북정론회 회장·충북대교수] 최근 보도는 평창올림픽에 이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러한 일련의 사태는 당장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핵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고 있다. 희망사항이지만 우리 후손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측면도 사실이다. 모든 국민들이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또 속는 것은 아닌지? 그래도 이번만은? 하면서 반신반의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우리 한반도 주변국가는 장기집권에 황제국가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판국에는 모름지기 언론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 상황판단이 가능하도록 해 줄 의무와 책임이 있을진대 정론을 산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모든 매스컴이 똑같은 논조와 상황보도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함으로써 기존 근로자들은 임금이 월 40만원씩 감소한다는 산술적 수치가 나오고, 이로 인해 추가적으로 최대 16만 명의 고용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것이 탁상공론이다.

 지난주 통계청 발표자료는 취업자 중가가 8년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청년층의 실업체감율이 23%대 수준이고 실업자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갈수록 소득이 창출되지 않고 일자리 창출이 요원하지만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젊은이를 위해 세제감면 복지혜택 등 이천만원정도 3년 한시적인 특혜보조를 위한 정책을 발표했으나 큰 반향이 일어나질 않고 있다. 월 20만원의 혜택으로 청년층을 중소기업에 유인할 수도 없을뿐더러, 중소기업 경영주들이 기업경영규모를 줄이거나 사업을 포기 할까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게 간과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소박한 꿈 하나로 열심히 생활하는 서민이나 근로자에겐 가계부채 증가 부담이 버겁기만 하다. S은행의 금융생활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가구소득이 줄었고 덜 버는 만큼 먹는 것, 입는 것 소비를 줄였지만 가계빚은 더 늘어났다고 한다. 전국의 금융소비자 2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총소득과 소비내역을 본다면 줄일 수 없는 고정 월세 등을 제외한 각종 생활비를 아껴 허리띠를 졸라매고 가계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 감소보다 평균소비금액의 감소가 4배였는데 식비와 관리비, 이미용비, 가족구성원 용돈을 감소시켰다고 한다. 반면 자녀교육비는 같은 수준이었으나 주거비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부채로 인한 이자부담이 가중되어 거주환경이 악화되어 살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내집마련을 위해 20~30년씩 고생하면서 대출이자 부담에 언제까지 찌든 삶을 살아야할 것인가.

 위정자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다는데 일자리는 계속 줄고, 더 일하고 싶어도 강제로 할 수 없게 한 제도가 야속하기만 하다. 나는 열심히 일하는데 내가 낸 세금으로 퍼주기식 정책도 땜질 처방도 거부감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듯하다.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해준다는 복지수준은 높아지나 대신 부과되는 세금부담은 가중되고 행복지수는 더 떨어지는 이 세상에서 미래 희망을 갖고 애 낳고 키울 수 있을지 서글픈 마음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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