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윤명혁 전 청주시농기센터소장] 1993년 12월에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되었고, 1995년부터 발효되면서 세계무역기구가 출범하게 되자 우리농업의 대 전환기를 맞았다고 난리치면서 농업인들은 더욱더 위축되고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결국 쌀만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던 우리의 고집은 2004년 협상 시 10년간 유예를 받았지만 최소시장 접근에 의해 매년 41만 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는 패시브를 받고 2014년 개방하기에 이르면서 거의 전 품목 관세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에 도달하고만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현상은 이제 농업을 먹거리를 제공해 주는 산업에서 변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우선 국민소득 3만 불 시대에 접어들게 되자 사람들이 삶의 질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공기 좋고 물 좋은 농촌을 자신들의 휴양과 힐링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하는 추세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농촌의 어메니티와 농업이 가지고 있는 부가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농업에 주어질 것이다.

 농장을 이용한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팜 투어, 팜 파티 등의 농장형 이벤트는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소득 창출 원으로 자리잡아갈 것이다. 또한 농촌지역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은 도시민들에게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서면서 농촌이 도시민들에게 삶의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해주고 건강을 도모해주는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농업이라는 큰 틀의 외형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울러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전개와 맞물려 1인 가구가 늘어나게 되면서 농산물의 유통에도 많은 변화가 따르게 될 것이다.

 또한 노인들의 수가 증가하면서 기능성과 식감을 고려한 실버푸드를 농산물 가공에 연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면 우리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더 크게 증대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 1인가구가 급증세를 보면서 1인가구의 특성상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이들이 대부분 외로운 것으로 가장 큰 애로점으로 꼽고 있기에 농장이나 농촌의 어메니티를 이용하여 이들이 외로움을 해소하는 공간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성공적인 경영 모델로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산업회의 물결 속에 가뜩이나 취약했던 우리농업이 개방화라는 파고를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새로운 사회적 트렌드에 의해 선진국 형 농업을 꿈꾸게 되는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제 도시민들은 농촌을 통해 휴양과 치유를 하고 농업을 통해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수단으로 삼으려는 경향들이 강해질 것이며 결국 지금의 유럽이나 호주 등 선진 국가들의 농업현장과 유사한 현상들이 우리 농촌과 농업현장에서도 나타날 것이기에 우리 농업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25년 전 개방화라는 크나큰 파고를 만나면서 엄청난 전환기를 맞았던 우리농업이 이제는 사회변화에 따른 더 크나큰 전환점에 와있는 것이다. 이제 이런 사회적 큰 트렌드를 잘 활용하는 농업경영이야 말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우리 농업의 새로운 탈출구가 될 것이며 농업이 단지 인간의 창자만 채워주는 산업이 아닌 휴양과 관광, 체험, 힐링을 융합한 복합 산업으로의 발전을 재촉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사실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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