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안재현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교수] 안구건조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하거나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이 시리고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게 되는 눈의 질환을 말한다. 안구 건조가 심해지면 눈이 뻑뻑하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에서, 더 나아가 따갑고 시리기도 하고 겉으론 멀쩡하게 보이지만 쉽게 충혈되는 수도 있다. 그리고 비눗물이 들어간 듯한 작열감, 콕콕 찌르는 듯한 아픔, 가려움, 쓰라림,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 눈부심과 같은 안구피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의 14∼33%의 환자가 겪고 있는 흔한 질환으로 국내에서 시행한 역학연구에서도 37.8%의 안과전문의들이 안과를 찾는 외래 환자들 중 건성안 증후군 환자가 20∼30%로 가장 많은 빈도를 보였다고 답하였다. 또한 최근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의 증가, 시력 교정술, 장시간의 콘택트렌즈 사용, 미세 먼지 등의 영향으로 안구건조증 환자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안구건조증의 치료는 부족한 눈물의 보충을 위한 인공누액의 점안 및 항염증 치료 등 외에는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는 불완전한 상태이다.

 한방에서는 안구건조를 '눈이 껄끄럽고 아프며 또 어둡고 흐리게 보인다' 하여 白澁, 目乾澁 등이라 하였다. 한방에서는 안구건조증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파악한다. 우리 인체의 오장육부 중 간장은 눈을 주관하는데,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를 하거나 과로했을 경우에는 눈의 상부로 火의 기운이 몰려 안구 건조와 눈 피로 등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 인체는 노화 등으로 인해 음액이 부족해지게 되고, 눈을 자양해주는 진액 또한 부족해져 안구 건조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안구건조증의 한방치료로는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일시적인 방법보다는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고 바로 잡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문진과 맥진, 병력 청취 등을 통해 안구 건조와 눈 피로의 원인을 찾고 그에 맞추어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치료 방법은 발병 원인 및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며, 자침 치료를 통하여 안구 주변과 안구와 관련된 경혈을 자극하여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해주고 변증에 따른 탕약치료를 해준다. 또한 발병 원인에 따른 약침 치료를 통해 염증을 완화하고 열을 식혀주며 눈에 영양 공급 및 진액을 보태준다. 이외에도 따뜻한 한약재 훈증을 통하여 눈 혈액 순환 및 노폐물 배설을 촉진 시키고 눈 주변 혈자리 사혈 요법을 통하여 안부의 혈액순환을 더욱 촉진시킨다.

 안구 건조증은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 관리 또한 중요하다. 생활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안구 건조 관리법으로는 결명자, 국화, 작약 등을 차로 끓여 꾸준히 복용하거나 눈 주변의 근육들을 지압해주고 장시간의 TV 시청이나 컴퓨터, 스마트폰의 사용을 피하여 최대한 눈이 편안히 쉴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 이라는 속담이 있다. 우리 몸에서 눈은 가장 중요한 신체기관이라는 말이다. 한방 치료를 통하여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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