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7월 4일
며칠전 정신지체 상태가 심각한 장애아동 2명을 자신의 자녀로 선듯 받아들인 한 목회자의 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우리 사회 의식속에 혈연주의가 팽배해 국내 입양 실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게 사실이다. 당국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입양아동 3232명 가운데 국내 입양 1331명(41%), 해외 입양 1898명(59%)으로 해외 입양이 8%나 많았다. 그나마 1957~1997년 해외 입양률 70%에 비하면 상당히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씻을 수 없다.
장애인에 대해 냉랭한 편견 인식이 입양지표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장애 아동의 국내 입양 실적을 살펴보면 고작 12명으로 해외로의 입양 712명의 1.7%에 불과하다. 아무리 우리나라가 경제면이나 스포츠 등에서 세계적으로 위상을 높힌다 해도 부끄럽기 짝이없는 실태다.
이름 밝히기를 꺼려한 목회자의 이번 장애 아동 2명 입양은 다소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 사회 입양 문화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이 땅에서 태어난 모든 아이들은 하나님의 귀한 자식' 이란 이 목회자의 술회가 새삼 떠오른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속으로 팽개쳐진 아이들은 우리 모두가 보듬어야 할 책무가 있다. 우리 기성세대는 입양에 대한 삐뚤어진 시각을 바로잡고 최소한 이땅에서 태어난 아이만큼은 우리손으로 거두어야 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2008년 1월 부터 입양아동의 보육비 전액 지원과 함께 입양 휴가제의 민간 분야 확대 등 국내 입양의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솔직히 국내 입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영아시절 부터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예방주사를 시작으로 건강을 체크해야 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각종 학원, 의류비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은게 사실이다. 정부가 입양 아동의 보육비를 전액 지원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국내 입양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