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이지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한방부인과 교수] 불면증이란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와 환경에도 불구하고 수면이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여기에서 수면이상이란 흔히 잠이 들기 어렵고, 수면을 유지하기 어렵고, 너무 일찍 깨는 것을 말하고, 추가로 잠을 잔 것 같지 않은 수면을 포함하기도 한다.

갱년기장애란 난소의 노화로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을 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안면홍조, 발한 등을 경험하고, 피로감, 불안감, 우울, 기억력 장애 등이 동반된다.

이러한 여러 증상 중에서 수면장애가 약 1/4에 해당하는 갱년기 여성에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갱년기 불면증이 장기간 지속되면 쉽게 우울해지고 짜증이 나게 되며, 주변에 대한 호기심까지 저하되는 등 신체리듬에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수면장애가 있을 경우 정상인에 비해 만성적인 피로와 우울상태에 빠지기 쉽다.

갱년기 불면의 원인으로는 호르몬의 변화, 혈관운동장애, 심리적 요인 및 신체적 질환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폐경 후 에스트로겐 수치가 저하되면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지면서 불면이 발생하게 되며, 그 외 프로게스테론과 테스토스테론의 변동으로 발생한 기분장애 역시 수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갱년기 불면증에 대한 치료로는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과 더불어 호르몬 보충제를 사용하게 된다. 신경안정제와 호르몬 보충제의 경우 그 부작용을 고려하여 사용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궁양성종양, 유방의 종양, 갑상선 질환 등 호르몬 의존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식물성 여성호르몬 식품들도 비슷한 작용을 하므로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런 경우 호르몬 보충제를 사용하지 않는 한방 치료가 대안적 요법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갱년기 불면은 심신불교(心腎不交), 간울(肝鬱), 심비양허(心脾兩虛)의 상태로 볼 수 있으며 갱년기에 부족해지기 쉬운 진액을 보충하여 상부의 화를 꺼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심신안정을 도와줌으로써 갱년기 불면을 치료하게 된다. 부작용이 우려되는 호르몬제의 사용 없이도 호르몬 불균형을 조절하여 갱년기 불면 및 제반증상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고 안전하다는 점이 한방치료의 장점이다. 2018년 한의학연구원의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가 뇌 기능 조절 물질을 증가시켜 갱년기 우울증 및 불면증을 개선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갱년기 여성의 불면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습관으로는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낮에 햇빛을 30분가량 쬐어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이 좋으며, 취침과 기상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하고, 과도한 낮잠 및 카페인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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