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변화로 생식능력에 영향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남녀 간의 불평등이 해소되면서 여성들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반증이니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유망한 대학 학과의 경우 여학생의 수가 남학생을 압도한 지 오래이며, 많은 분야에서 여성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알파걸 이름으로 각광을 받았던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고 결혼도 하면서 슈퍼우먼으로 이름을 달리한 것이다.

우수한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국가나 민족을 위해서도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적자원이 풍부해지고 국제 경쟁력이 강화된다. 국내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우려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대외 경쟁력 향상과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효과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얼마 전 슈퍼우먼의 임신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으로 발표되었다. 캐시단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슈퍼우먼 생활방식에 따른 부담감이 호르몬과 몸매에 변화를 줘 생식능력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나 테스토스테론 등으로 바꿔 신체 변화를 야기하며, 허리가 굵고 남성적이며 굴곡이 없는 밋밋한 몸매를 지녀 아이를 갖기 불리한 조건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단편적인 논문이지만 그동안 한의학계에서 우려한 일을 결과로 보여준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위 논문은 보고 있지만 이는 문제를 단편적으로 인식한 결과이다. 집안일 또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사회생활 못지않게 심하다. 한국 여성들이 대부분 화병에 시달렸던 사실을 상기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여성을 남성화시켰다. 바깥활동은 오랜 인류역사에서 남성의 영역으로 인식되어왔고 이러한 행동양식이 축적되고 유전되면서 인체의 호르몬도 여기에 합당하게 결정되어 왔다. 한편 집안활동은 여성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인체의 호르몬도 여기에 합당하게 결정되었다. 근래 집에서 살림하는 남편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가정살림을 오래하면 여성화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바깥활동을 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으로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여성성보다는 남성성이 필요해진다. 공간지각능력 등 남성들이 선천적으로 쉽게 갖추었던 능력이나 덕목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러한 필요가 호르몬의 변화를 가져오고 결과적으로여성성이 감퇴되어 결국 아이를 임신하기 어렵거나 임신하더라도 발육시키는 것이 어려워 유산에 이르기 쉽다.

사회활동을 하는 많은 여성들이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심지어 자궁질환, 난소질환, 유방질환, 갑상선질환 등에 고통 받고 있는 여성도 많다. 몸과 활동의 괴리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다. 이러한 질환에 노출된 여성들은 결혼하면 불임이나 유산으로 고생하기 쉽다. 질병은 초기에 다스려야 쉽게 치유할 수 있다. 체질과 병증에 맞게 침·뜸과 한약으로 다스리면 자궁과 유방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으며 불임이나 유산도 자연스럽게 예방된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대세이며 권장해야 할 일이다. 문제는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결여와 시스템 부족이다. 탁아소 운영, 출산휴가 등은 아주 말단적인 해결책이다. 직장여성들의 생리불순, 생리통, 자궁난소질환, 유방질환, 갑상선질환 등은 사회생활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므로 산업재해라 볼 수 있다. 국가는 마땅히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여성들이 사회성과 더불어 여성성을 두루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와 출산장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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