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남들갈비

언론·관광가이드북 등에 소개 '이름난 맛집'
돼지갈비·배추김치 등 국내산 재료만 고집
가격거품 '쏙'부드러운 육질…손님 줄이어







"술에 취하고 연기에 취하고 맛에 취한다."

'남들갈비'의 오랜 단골들은 40여 년을 이어온 맛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서 근처에서만 딱 한 차례 가게를 옮긴 채 십 수년 간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남들갈비의 유양희 사장은 모친 故점순옥씨로부터 전수받은 '맛'을 2대째 지켜오고 있다.
남들갈비는 청주 유지이던 부친 故유근호씨의 병으로 가세가 기울면서 점씨가 평소 솜씨를 발휘해 만들어 판 것이 시작이었다.

주변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고, 이젠 인터넷과 언론, 특히 일본에서 발간된 한국관광가이드에까지 소개되는 유명 '맛집'이 됐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베푸는 데 더할나위 없이 후덕했던 1대 점씨는 음식과 자식교육에는 철두철미한 성격이었다.
유 사장은 무남독녀였지만 그런 어머니 아래서 남들갈비의 비법을 배우기 위해 그릇부터 닦아야 했다.

소스 만드는 법을 전수받는 데만 꼬박 4년이 걸렸다.

연탄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돼지갈비를 맛보려 아빠 손을 붙잡고 왔던 아이가 커서 자신의 아이와 함께 다시 찾기도 한다.

돼지갈비는 물론, 배추김치, 쌀도 모두 국내산을 쓴다.

1인분에 350g을 주면서도 가격은 7000원으로 저렴하다.

수지타산이 맞느냐는 질문에 유 사장은 "손해 보면서 장사하겠느냐.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것은 싫다"며 "적게 주고 비싸게 받는 집보다 많이 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우문현답했다.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남편과 사별하고 3년 간 방황하기도 했고, 수입산 돼지고기가 나왔을 땐 타격이 컸다.

하지만 거래처와 현금결제를 십수년 간 해오면서 고품질의 육질을 지켜올 수 있었고 점씨에게서 전수받은 소스와 유 사장이 직접 개발한 잔치국수 등을 내세워 현재의 남들갈비가 됐다.

여름 한때 비수기에도 고기만 사가는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는 남들갈비의 최대 무기는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전통의 맛과 음식에 대한 고집이다.

/곽병규기자

▲ 청주시 흥덕구 모충동에 위치한 '남들갈비' 유영희 사장이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남들갈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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