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창준교수

지식인이 주는 영향력은 일대 다수의 관계로서, 다수에게 주는 전문적 지식으로 파급력이 크게 일어난다. 그래서 일찍이 이들의 책무에 대해 많은 선각자들이 그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온바 있다.

지식인의 영향력은 그들이 가진 전문성에 특히 힘을 가지게 되는데 많은 경우에 있어서 누적되는 신뢰들이 그들에 대한 일종의 신화로서 또는 어떤 경우는 거짓된 신화로서 박제된 채로 나름대로의 힘을 가지고 전수되기도 한다.

일찍부터 지식인의 책무에 대한 강조가 계속되어 온 이유는 그들이 주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고, 만약에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는 그 피해가 매우 커질 수 있다는 것에 있겠다. 실제 그 피해사례로 종교분야에서의 사례로, 지난 1978년 11월 18일 남미 가이아나의 밀림지역에서 만든 신앙촌에서 미국의 인민사원 교주와 함께 그를 따르는 신도 914명이 함께 음독사망한 사건이 있으며, 가까이는 국내외에 큰 소용돌이를 일으킨 '황우석사태'도 있다.

최근 국내의 한 시사전문지 기사에 의하면, 국내 많은 영어사전들이 낱말 뜻풀이에서 오류 투성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확인해 본바 실제의 사실을 알고 매우 충격을 받았다.

영어사전에서의 말의 뜻풀이라는 것이 문어체에서 쓰이건, 구어체에서 쓰이건 정확하게 낱말에 대응하는 뜻으로 풀이가 되어야 의사소통이 정확할 것인데, 오류를 일으킨다면 소통이 제대로 될 수 없는 것이다.가끔 영어사전에 열거된 뜻풀이 목록 전체를 다 맞추어 보아도 뜻이 통하지 않아 애를 먹거나, 어렴풋이 또는 억지로 유추하여 넘어간 경우가 있었던 일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서 그 이유가 바로 이러한 영어사전의 뜻풀이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지금까지의 영어사전에 대한 믿음과 신화가 깨지면서 순간 극심한 충격과 혼란을 겪어야 했다.

사전에 오류 투성이가 아직까지 남아있게 된 연유란 한국의 많은 사전류가 일찍이 일본에서 수학한 전쟁 전후 세대들이 영·일사전을 다시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식인이 오류가 가져다 주는 피해 사례이며, 일견 보더라도 피해 범위는 상상이상으로 넓을 수 있겠다. 심지어는 어떤 단어의 풀이는 정반대의 뜻으로 해석하도록 기록돼 더더욱 충격을 줬다.

이 사건은 필자 자신에 대해 지금까지의 지식활동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화살로 돌아왔고, 온몸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끼게 했으며, 그 동안 혹시나 잘못된 지식으로 학생들을 오류에 빠뜨린 적은 없었는지 하는 경계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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