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신문에서 설문 조사한 내용을 보고 참 웃기는 통계라며 누군가 들려 준 이야기다. 세계 미혼 남녀의 의식 조사인데 결혼할 때 부모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한국은 80%가 넘게 나타나 단연 1위이고,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고 싶지 않다는 의식도 한국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의 부모는 대학, 대학원 공부까지 허리가 휘도록 시킨 다음 결혼 할 때엔 남은 기둥까지 뽑아서 보낸다. 결혼 후에도 경제적인 독립을 못하는 캥거루족이 늘어 부모가 자식을 모시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부유한 부모를 두고도 대학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려고, 시간을 쪼개가며 일하는 서양의 젊은이들은 부모의 노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우리보다 휠씬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박봉의 공무원 월급으로 많은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필자의 아버지는 시간 날 때 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씀하셨다. 교육까지만 책임지고 그 뒤의 인생은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이다. 대학 졸업 후 평생을 내 힘으로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직업은 교직이라 생각하고, 공부에 최선을 다 한 결과 그 꿈을 이루게 되었다.
독립심은 초등학교 시절에 키워 주어야 한다. 초등학교 시절 과제나 문제 해결 시 스스로 하도록 한 뒤 철저히 확인하고,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면 독립심은 길러지게 된다.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우려고 할 때 뒤에서 잡아주는 것과 같은 역할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 지면 손을 놓아주고 혼자서 탈 수 있도록 지켜봐 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뒤에 있으니 안심하라는 침묵의 메시지만 전달하면 되는 것이다.
자녀가 둘 이상인 경우 맏이가 독립심이 부족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는 부모의 양육방식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안심이 되지 않아 부모가 전적으로 다 해 주고, 따라다니고 걱정하며 키운 결과이다. 그로인해 대학에 가서도 수강 신청을 부모와 함께 해야 하고, 입사 시험에도 따라가 넥타이를 고쳐 주며 면접시에 해야 할 말을 연습시키는 부모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키운 자식은 혼자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에 반해 둘째는 첫째에 비해 독립적인 경우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발견된다. 자녀 양육에 대한 철학이 생긴 이유이기도 하지만 한 명 일 때 와는 달리 시간적 여유도 없고, 아이 스스로도 형이 하는 걸 보고 혼자서 해 보려고 하기 때문에 부모의 손을 덜 빌리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자란 아이는 독립심이 강해 무슨 일이든 잘 헤쳐 나가게 된다. 독립심이 강한 사람은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며 인생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독립심을 키워 주지 못한 부모와 교사도 그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독립심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모든 일을 스스로 해결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독립적인 아이는 반드시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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