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김재국 세광중 교사·문학평론가] 우리나라 교수학습 방법 개선의 역사는 해방 이후 1946년부터 조짐이 나타난다. 1946년 오천석은 당시 팽배했던 존 듀이의 영향을 받아 새교육 운동을 벌인다. 그것의 핵심은 학생 중심, 생활 중심의 교육으로 민주시민을 육성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 1973년 탐구수업과 1990년대 열린교육 운동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운동은 교사 전달식 수업을 학생이 탐구하고 상호 협력하는 수업문화로 바꾸려는 한 것이다.

거꾸로교실도 이와 같은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교실 수업에서 거꾸로교실을 착근시키기 위해 선행해야할 몇 가지 작업이 있다. 먼저, 교실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모둠을 구성한다. 모둠 구성은 교사보다는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 교사는 모둠장 신청을 받고 자진 신청이 없을 경우 추천을 받는다.  모둠장에게는 모둠원 1명을 지명할 권한을 준다. 모둠은 월별, 분기별, 학기별로 상황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 한 모둠은 4명∼6명으로 운영할 수 있으나 4명이 적절하다. 한 모둠의 인원이 많을수록 모둠 수업의 단점인 무임승차하는 학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배움성장공책과 질문성장공책 및 수업일지를 준비한다. 배움성장공책은 학생들이 거꾸로교실 디딤영상을 보고 질문할 내용을 정리하는 용도로 활용한다. 각 모둠별로는 질문성장공책을 준비하여 모둠에서 해결하고 발표할 내용을 정리한다. 교사는 수업일지를 작성하여 진도나 각 학생의 특징 및 특이점 등을 기록하여 피드백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거꾸로교실 수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3급 정교사제를 활용할 수 있다. 3급 정교사제는 각 모둠에서 문제해결이 빠른 학생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이다. 3급 정교사로 인증 받은 학생은 해당 모둠 문제를 해결한 후 다른 모둠을 도와준다. 이들에게는 3급 정교사라는 목걸이 명함을 제공하여 역할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좋다.

끝으로, 거꾸로교실의 효율성을 위해서 모둠 소통규칙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사가 '6반!'이라고 외치면 학생들은 박수를 3번치는 것이다. 모둠별 과제가 끝났을 때도 박수를 치도록 하면 교사가 상황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발표할 때는 상대방의 눈이나 인중을 바라보도록 하고 '나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으나 전술한 새교육 운동의 주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교수학습 방법 개선을 상의하달식으로 실행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을 지키는 교사의 의사와 무관하게 관 주도로 진행되다보니 학교 현장의 파급력은 미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거꾸로교실은 학교 현장의 교사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착근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이나 SNS에 탑재된 수많은 디딤영상은 누가 강요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 이러한 교사의 열정과 사명감이 학교 현장의 수업문화를 전폭적으로 변화시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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