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태극호가 삼바군단의 벽 앞에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0-3에서 막판 두 골을 따라붙는 놀라운 뚝심을 발휘해 16강 진출의 희망은 잃지 않았다.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청소년축구대표팀은 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세계 최강 브라질에 2-3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개막전에서 폴란드에 일격을 당한 브라질은 아마랄과 알렉산드레 파투(2골)가 릴레이 골을 퍼부어 3-0까지 앞섰다.



하지만 한국은 대패로 끝날 것 같던 분위기에서 후반 막판 심영성, 신영록이 연속 추격골을 터트려 극적인 무승부까지 노렸다. 골키퍼도 튀어나와 총력전을 폈지만 시간이 야속했다.



1일 미국전 무승부에 이어 1무1패로 조 4위가 된 한국은 7일 폴란드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조 2위 또는 3위로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브라질은 1승1패로 폴란드를 6-1로 대파한 미국(1승1무)에 이어 조 2위. 미국은 프레디 아두가 대회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한국은 브라질과 u-20 대표 역대 전적 1승8패로 밀렸고 u-20 월드컵에선 6전 전패를 당했다.



조동현 감독은 하태균, 심영성을 투톱에 놓고 송진형, 이상호, 이청용으로 중원을 짰다.



브라질은 유럽 빅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는 파투와 조가 포진했다.



출발은 한국이 좋았다.



전반 15분까지 상대가 브라질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파상 공세를 폈다.



6분 이상호의 긴 크로스를 받은 이청용이 볼을 접은 다음 대각선 슈팅을 때렸고 골 포스트를 살짝 빗겨 흘렀다.



14분엔 송진형의 중거리슛이 골키퍼 카시우의 가슴팍에 안겼다. 1분 뒤 이청용이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허문 뒤 문전으로 쫙 깔아 크로스를 올렸지만 심영성의 발끝에 닿기 전 반 발짝 먼저 골키퍼에 걸렸다.



패스 범실과 느슨한 압박으로 틈을 주자 브라질이 살아났다.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리틀 삼바호'의 공격은 가공할 위력을 뿜어냈다.



전반 21분 헤나투의 중거리포를 수문장 김진현이 가까스로 막았지만 공세의 수위는 점점 높아졌다.



파투의 헤딩슛과 지 파라나의 프리킥에 이어 전반 35분 오른쪽 풀백 아마랄의 선제골이 터졌다.



패스 실수가 재앙이었고 아마랄이 수비 둘을 완벽하게 젖히고 발끝으로 골문을 열었다.



후반 중반까진 반격 한 번 펴지 못한 채 철저히 당했다.



후반 3분 파투가 한 번에 수비진을 꿰뚫고 골키퍼와 맞서다 오른발 인사이드로 추가골을 뽑았다.



9분 파투의 슛이 골 포스트를 맞고 나온 뒤 14분 조가 측면에서 묘기를 부리며 수비진을 농락한 뒤 꺾어준 크로스를 파투가 톡 밀어넣어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한국은 후반 38분 심영성이 만회골을 뽑아 희망을 되살렸고 분위기를 급반전시켰다.



아시아청소년대회 득점왕 심영성은 김동석의 코너킥이 올라오자 돌고래 점프로 솟아올라 헤딩을 꽂았고 볼은 골 포스트에 맞은 뒤 네트를 휘감았다.



마지막 10분 한국의 공세는 브라질을 압도했다.



교체 투입된 신영록은 후반 44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수비수 틈바구니를 비집고 땅볼 슛으로 두 번째 추격골을 뽑았다.



2-3으로 따라붙은 한국은 총공세를 폈고 브라질은 허둥지둥댔다.



인저리타임 3분 다시 신영록이 때린 터닝슛은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다. 어린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에 주저앉았다.



한편 e조에서는 북한이 전광익의 극적인 동점골로 강호 체코와 2-2로 비겼다. 북한과 체코는 나란히 2무.



북한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와 맞붙는다.



아르헨티나는 세르지오 아게로(2골) 등이 골 폭죽을 쏘아 올려 약체 파나마를 6-0으로 대파, 조 1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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