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충남지사 정례회견서
"개인적으로 필요하다 생각"
이해찬 의원 민주당 대표
당선 후 나온 발언이어 '주목'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양승조 충남지사가 4일 "KTX 세종역은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충청권 공조가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부부처 대부분이 세종시에 내려와 있고, 충청권 교통망으로 볼 때 (KTX 세종역의)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TX 충북 오송역이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전제 아래 세종역 신설의 필요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충청권 공조가 깨지거나 갈등을 빚는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KTX 세종역 신설 추진여부를 놓고 충북도와 세종시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인접 충남도 양 지사의 이날 발언은 세종시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로 KTX 세종역을 추진해 온 이해찬 의원(세종)이 선출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충북도는 바짝 긴장하면서도 충청권 공조 와해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양 지사가 한 발언에 충북도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충청권 공조가 깨진다는 시각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충북도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변재일 충북도당위원장은 "중앙부처가 세종시로 내려온 만큼 KTX 세종역 필요성은 계속 강조될 것"이라며 "충북도가 공공적(효율성) 입장에서 (오송역과 인접한)세종역이 불필요하다는 논리를 개발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의 대표선출로 충북이 우려했던 예상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실세 대표 등장으로 그의 총선 공약인 KTX 세종역 신설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가 2년 후 총선에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잔여 임기동안 KTX 세종역 신설을 어떻게든 구체화할 것이란 우려의 시각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양 지사가 국회의원 시절이던 이명박 정부 당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해 22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경력을 보면 이날 발언이 평소 정치적 소신을 언급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한편으로 이해찬 대표 체제 출범과도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양 지사와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과정이든, 이후든 KTX 세종역 신설에 대해 서로 교감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충북도와 민주당 충북도당이 향후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