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강서추어탕

경북집과 함께 청주에서 가장 오래된 민물장어·추어탕을 선보이고 있는 강서추어탕은 전통의 맛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과포화된 음식업 시장을 정면돌파하고 있다. 1대 이영숙씨(72)의 장사를 며느리 이수경씨(40)가 이어받아 남편 정수씨(42)와 청주 흥덕구 비하동 강서초등학교 앞 한 자리에서만 33년째다.



33년 전통의 맛·차별화 전략 … '맛집 우뚝'

두릅나물·고로쇠 수액 등 제철 서비스 별미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워 … 먼곳서도 '발길'


▲ 청주 비하동에서 33년째 민물장어·추어탕의 참맛을 선보이고 있는 강서추어탕 이수경씨 부부.

어머니의 손맛을 어깨 너머로 배우다 지난 1996년 강서추어탕을 물려 받았다.

화장은 기본. 정장을 입고 손님들을 맞는 이 사장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것처럼 분주히 움직인다.

손님들에게 제대로 된 '맛'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손님상을 오가며 "민물장어와 상추·복숭아를 같이 드시는 것은 금물이다"라며 "장어나 미꾸라지 같은 고단백 음식은 한 번에 많이 먹는 것보다 적당히 자주 먹는 것이 낫다"고 권유한다.

아는 게 힘이다. 서비스하는 음식에 대한 지식이 보통이 아닌 티가 난다.

맛은 기본이고 착실히 다진 전문성과 먹는 법까지 알려주는 세심한 배려가 강서추어탕의 힘이다.

민물장어가 스테미너에 좋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기름을 충분히 빼지 않으면 콜레스테롤이 쌓일 위험도 있어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느끼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손질에 정성을 들인 결과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2~3월 고로쇠 수액, 4월 두릅 등도 별미다.

단골 손님들의 면면도 주목할만 하다. 한 일본 바이어는 인근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강서추어탕을 찾아 장어를 맛보고 돌아간단다. 일본인들이 자극적인 것을 싫어하는 것을 고려하면 강서추어탕 전통의 맛이 아시아에서도 통했다는 증거다. 매주 수요일마다 청주 모충동에서 강서추어탕을 5년째 찾고 있는 손님도 있고, 미국서 입국한 어느 노부부는 제일 처음 이 집을 찾아 추어탕을 먹고 돌아갔다.

이 사장은 "이심전심이다. 손님들도 제 마음을 알고 저도 손님들의 마음을 안다"며 "이윤은 크지 않지만 이런 손님들이 있어 장사를 안 하면 억울할 것"이라며 고객들에 대한 신의를 드러냈다. 1인분 기준 장어 1만6000원, 추어탕 7000원.
/곽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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